증권사 ‘수수료’ 덜 내면 ‘이자’ 더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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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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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가 수수료 인하 경쟁을 통해 생긴 출혈을 신용거래융자 이자율로 메우고 있다. 은행에서 주식계좌를 만들면 증권사 영업점에서 개설할 때보다 수수료가 싸다는 이유로 신용거래융자 이자를 최대 두 배까지 더 받고 있는 것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대 증권사 가운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은행개설 계좌와 영업점개설 계좌에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증권사는 대신증권, 동양증권, 우리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가나다 순) 등 총 네 곳이다.

우리투자증권은 1~15일의 신용거래 기간 동안 이자율을 은행개설 계좌에 10.0%, 영업점개설 계좌에는 5.9%를 적용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이자율이 영업점 계좌대비 높은 건 사실이다”며 “은행개설 계좌 수수료가 거의 무료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이자율을 조금 높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투자증권의 티엑스(tx) 온라인매매 수수료는 오리지널이 0.014%이며 위너가 0.0066%다. 영업점 거래 수수료는 거래금액에 따라 50만원 미만은 0.49%, 50만~100만원은 0.174%+700원 등이다.

은행계좌 주식거래 수수료와 영업점계좌 수수료 차가 0.2%포인트 이내이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4%포인트 이상 차이 나는 것.

대신증권은 크레온(CREON) 주식거래 수수료가 0.011%, 영업점 수수료가 0.2%수준이다. 그러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영업점 고객이 대출 1~14일간 7~8%, 은행제휴 고객은 10%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주식거래 수수료가 20배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며 “여타 증권사와 비교하면 이자율이 낮은 편이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동양증권도 마찬가지로 영업점계좌와 은행개설 계좌 간 이자율 차이가 났다.

각 증권사는 낮은 수수료 탓에 이자율이 높은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한편에서는 신규 고객 확보를 위해 벌인 수수료 경쟁이 과도했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tx’를 사용하는 투자자와 모바일거래시스템(MTS) ‘머그 스마트’ 신규 고객 및 재거래고객은 오는 6월 말까지 수수료가 무료다.

대신증권도 MTS인 ‘사이보스 터치’ 신규고객과 재거래고객에게 1년간 무료 수수료를, 한국투자증권은 ‘뱅키스’ 신규 고객에게 1년 무료 수수료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 증권사 지점 PB는 “경쟁적인 무료 수수료 이벤트 탓에 이익이 나지 않자 신용거래 이자를 통해서 이익을 내겠다는 것”이라며 “매매회전율이 낮은 투자자가 신용거래를 할 경우 높은 이자 탓에 무료 수수료 혜택은 없는 셈이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이들 증권사는 이자율 부과방식을 소급법을 사용, 대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에게 불리하다. 즉 환급기간 동안 높아진 이자율이 대출기간 전체에 소급 적용된다.

이에 대해 증권사 관계자는 “단순히 이익관점이 아니라 고객 이탈률, 저항률 등을 따져 이자율을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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