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은 항문 밖으로 근육이나 혈관덩어리가 빠져나오는 치핵, 항문이 찢어져 생기는 치열, 곪은 항문 주위에 구멍이 생기면서 고름이나 대변이 밖으로 새는 치루 등을 포함한다. 그 중 치핵이 항문 질환의 60~7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흔히 치핵을 치질이라 일컫는다.
치핵은 항문에 걸리는 압력으로 모세혈관이 손상되거나 부풀어올라 실타래처럼 엉긴 혈관덩어리이다. 이러한 치핵은 증상에 따라 1도에서 4도로 구분된다.
배변 시 출혈이 있고 항문에 돌출되는 것이 없다면 1도, 치핵이 돌출됐다가 자연스럽게 들어가는 2도, 돌출된 치핵을 손으로 밀어 넣어야하는 3도, 치핵이 들어가지 않거나 다시 나오는 상태가 4도이다.
일반적으로 1도와 2도 초기에는 식이요법, 약물, 주사요법 같은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지만 3도, 4도로 넘어가면 치액조직을 제거하는 등의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이뤄지는 항문점막 보존법과 항문 교정술은 이전 치핵 절제술 보다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당일 퇴원이 가능하며, 재발율도 아주 낮은 편이다. 불편감이 지속된다면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 항문외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치질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고정자세로 있는 것을 피하고 수시로 자세를 바꾸거나 가벼운 체조를 하는 등 몸을 자주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과로와 스트레스, 수면부족도 면역기능을 저하시키고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켜 항문 건강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질 환자는 가급적 음주를 삼가고 정해진 시간에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장운동에 도움이 되는 해조류와 곡물류, 구근류와 함께 채소와 과일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큰 도움이 된다.
인천 위대항맥외과 조태호 원장은 "치질 초기에는 수술 없이 비교적 간편한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조기 내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장암 초기 증상이 항문 출혈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검진을 통해 대장암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치질은 재발이 잦은 질환인 만큼 수술을 받은 후에도 꾸준한 온수좌욕과 규칙적인 섬유질 섭취, 가벼운 걷기 운동, 금주 등을 통해 치료 효과를 높여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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