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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한 차례 내려간 이후 9개월째 발이 묶였다.
앞서 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에서 채권 전문가 99.2%가 이달 기준금리의 동결을 점친 바 있다. 이번 결정은 시장에서 이미 예상한 결과였다는 얘기다.
경기 회복과 신흥국 금융불안, 엔화 약세 등 대내외 경제여건에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함께 존재해 통화정책을 움직이기 어렵다는 것이 그 배경에 자리한다.
대내외 경기 회복세는 점차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개인소비와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2%(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 예상치를 웃도는 숫자다.
유로지역은 지난달 경기체감지수가 100.9로 기준치를 넘어서며 실물경제가 호전되고 있고 중국은 소비, 투자를 중심으로 7%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역시 엔저로 인한 수출 증가에 힘입어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경제도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대비 3.4% 증가하며 54개월 만에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설비투자 역시 전월보다 5.2% 증가했다.
다만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대비 0.7% 줄었다.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1.3%, 건설투자 역시 7.4% 감소했다.
지난달 수출은 영업일수 감소의 영향을 전년동월대비 0.2% 줄었지만 하루 평균 수출은 8.9% 늘었다. 이 기간 취업자 수도 전월보다 20만7000명 증가했다.
경제 지표만 보면 금리 인상을 가늠해야 할 때다. 그러나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의 회복세를 안정적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도 금리 인상을 막는 부담요인으로 작용한다.
신흥국의 금융불안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도 금리의 발목을 잡는다.
미국의 경기 개선세를 감안해 연방준비제도는 지난달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에 돌입한 상태다. 재닛 옐런 연준 신임 의장은 경제 회복세에 따라 테이퍼링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달 초 추가 테이퍼링 결정이 나면서 인도와 터키 등 신흥국의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옐런 의장의 테이퍼링 유지 방침으로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리나라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중인 경상수지 흑자 및 외환보유고 등을 발판삼아 아직까지는 신흥국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준도 한국의 경제 취약성이 여타 신흥국에 비해 낮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우리나라로서도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 역시 이날 "어느 금융시장이든 취약성을 갖고 있고 매우 유동적"이라며 "한국이 다른 신흥국과 여러 면에서 차별화됐다고 인식하지만 모든 면에서 차별화된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엔화 약세 등의 위험요인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달 금통위는 관망 기조를 유지하는 쪽을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을 통해 금통위는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와 일부 신흥경제권의 시장불안 등 해외 위험요인의 전개 상황 및 영향에 깊이 유의하면서' 향후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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