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쉬운 수능이 사교육비 경감?…전문가들 "천만의 말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2-14 12:0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 = 교육부가 사교육비를 잡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영어 영역 시험을 쉽게 출제하겠다는 방안을 냈지만, 전문가들은 그 실효성에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14일 교육계 전문가들은 교육부의 '쉬운 수능 영어'에 대해 사교육 과열을 진정시킬 수 있을 지 갸우뚱하는 시각을 보였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영어를 쉽게 낸다고 해도 수능이 상대평가여서 결국 다른 학생과 경쟁을 해야 하는 탓에 사교육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어 영역의 사교육 수요가 줄더라도 경쟁 학생들보다 한 점이라도 더 따려면 수학 등 다른 과목에 대한 사교육 급증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풍선효과'를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부담되는 과목은 영어보다는 수학이라고 할 수 있어 교육부의 이번 대책이 초점을 잘못 맞춘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통계청의 2012년 사교육비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수학의 사교육 참여율은 47.8%로, 영어(46.3%)보다 높았다. 아울러 수학의 사교육비 총 규모가 6조원으로, 6조5000억원인 영어보다 조금 작지만 사교육비가 계속 증가하는 유일한 과목이라는 점에서 조만간 추월 가능성도 있다.

또 지난해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초등학교 1학년생 학부모 5470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취학 전 사교육 과목으로 수학(73.0%)이 영어(67.2%)보다 높았다.

학부모 1009명을 모집단으로 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 무려 응답자의 99%가 '우리나라 학생들이 수학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다'는 대답이 나왔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쉬운 수능 영어가 학생들의 공부 부담을 줄이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영어 영역의 변별력이 떨어지면 국어와 수학의 영향력이 커지기 때문에 다른 과목의 사교육비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 성향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정부는 쉬운 수능으로 입시 부담을 줄여준다고 하지만 논술, 면접, 수능, 내신 등 다양한 전형요소를 그대로 둔 상황에서 학생들의 입시 부담이 줄어들길 기대하긴 어렵다"고 비판했다.

보수 성향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역시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사교육 유발의 가장 큰 원인을 꼽는다면 대학은 고등학교, 고등학교는 중학교, 중학교는 초등학교를 '점수 중심의 선발경쟁'으로 종속시키는 데 있다"며 "학생들을 서열화하는 상대평가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수능은 고교 수업 내용을 기반으로 한 국가기초학력평가로 시행하고 내신은 범 교과적 사고 능력을 측정하는 도구로 격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부는 지난 13일 올해 업무보고에서 영어 사교육 과열을 막기위해 2015학년도 수능에서 '쉬운 영어' 원칙을 내놓은 바 있다. 출제과목을 '영어Ⅰ'과 '영어Ⅱ'로 단순화 시키고 정답률이 낮은 '빈칸 추론 채우기' 문항 수를 작년에 7개에서 올해 4개로 줄이기로 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문항당 지문의 길이를 줄이는 것을 비롯해 수능 시험지 분량을 축소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