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하이트진로그룹 주류기자재업체 서영이앤티는 이달 10일 경비업체인 서해인사이트 지분 100%를 총 25억원에 3자인 정보기술(IT)업체 키미데이타에 매각했다.
서해인사이트는 이번 매각으로 설립(2012년 1월) 2년 남짓 만에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에서 빠지게 됐다.
하이트진로그룹 관계자는 "서영이앤티 재무개선을 위한 매각"이라며 "다른 자산을 추가적으로 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설명에 비해 정작 재무개선이 급한 곳은 하이트진로홀딩스나 주요 계열사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하이트진로그룹 지주 하이트진로홀딩스는 2013년 매출 및 영업이익이 각각 6.7%와 8.0%씩 감소, 순손실 439억원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박문덕 하이트진로그룹 회장 및 친인척이 100%에 가까운 지분을 가진 서영이앤티는 2012년 계열사와 내부거래를 통해 순이익을 1년 만에 5100% 이상 불리면서 600억원 넘는 흑자를 냈다.
서영이앤티가 지주에서 벗어난 총수 개인업체인 만큼 하이트진로그룹 재무개선과는 무관하다는 얘기다.
외부 IT업체인 키미데이타가 하이트진로그룹 경비업체를 사들인 것 자체도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
여타 대기업집단이 대부분 보안 문제를 이유로 계열사에만 경비용역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해인사이트는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로부터 경비용역을 받지 않으면 매출을 일으키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서해인사이트는 2012년 총매출(71억원) 전체를 계열사와 내부거래만으로 올리면서 설립 원년부터 흑자를 냈다.
하이트진로그룹 관계자는 "매각 후에도 서해인사이트에게 경비용역을 계속 맡길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그룹 측이 3자로 밝힌 키미데이타는 이희열 회장이 최대주주(52.67%)이며, 본사를 서울 서초동 하이트진로빌딩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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