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자료 조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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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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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재판에서 검찰이 제출한 증거자료가 조작됐다고 중국 정부가 우리 법원에 알려오면서 증거 조작 논란이 일고 있다.

검찰은 자료가 만들어진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자국 공문서를 위조한 데 대해 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혀 후폭풍이 예상된다.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따르면 검찰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피고인 유우성(34)씨의 북한 '출입경기록 조회결과'는 위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7부는 지난해 12월23일 민변의 요청을 받아들여 검찰이 제출한 출입경기록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사실조회서를 중국대사관에 보냈다.

중국대사관은 지난 13일 "검사 측에서 제출한 허룽(和龍)시 공안국의 출입경기록 조회결과는 모두 위조된 것"이라고 회신했다.

중국대사관은 검찰이 출입경 기록을 정상적인 경로로 발급받았다며 제출한 확인서도 위조됐다고 밝혔다.

또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위조 공문은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대사관은 이어 "범죄 피의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규명할 것"이라며 "위조 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국대사관은 반면 변호인단이 제출한 유씨의 출입경 기록은 합법적으로 발급된 서류라고 확인했다.

검찰은 중국대사관이 위조라고 확인한 문서 3건 가운데 2건은 함께 수사한 국가정보원이, 나머지는 검찰이 직접 확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들 자료를 중국 선양(瀋陽) 주재 한국영사관 등 국가기관의 협조를 통해 확보한 점, 중국대사관이 위조의 근거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위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문서가 생산된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 중이다.

검찰은 지난해 항소심 재판 도중 유씨가 북한에 드나들었다는 증거로 허룽시 공안국이 발급한 출입국기록을 제출했다.

검찰이 제출한 기록에는 유씨가 2006년 5월27일 오전 11시16분께 북한으로 들어갔고 그해 6월10일 중국으로 나온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어머니 장례를 치르려고 북한에 간 적은 있지만 2006년 5월27일 이후 다시 북한에 간 적이 없다는 유씨 주장은 물론 변호인단이 제출한 출입경 기록과도 배치됐다.

검찰이 출입경 기록의 위조 사실을 알고도 이를 재판부에 증거로 냈을 경우 당사자에 대한 처벌 가능성도 있다.

유씨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간첩 혐의는 무죄,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과 여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판단 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유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 진실이 규명됐으면 좋겠고 이렇게 조작된 간첩 사건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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