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화·엄태웅의 기분 좋은 싸움…'엄남매'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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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06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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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남궁진웅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엄남매'의 기분 좋은 싸움이 시작됐다. 누나 엄정화와 동생 엄태웅이 영화와 드라마로 '30대 여성' 사로잡기에 나섰다. 19금 멜로과 코미디, 스크린과 안방극장, 남매의 접근법과 플랫폼은 다르지만 30대 여성의 마음을 차지하겠다는 이들의 싸움은 치열하다.

시작은 동생 엄태웅이 알렸다. 엄태웅은 JTBC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극본 박민정·연출 김윤철·이하 '우사수')에서 천재감독 오경수로 변신했다. 잘생긴 얼굴과 조각 같은 몸매뿐 아니라 현장에서 내뿜는 카리스마 또한 대단해서 함께 작업한 여배우들이 끊임없이 다가온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환호하는 부분은 얼굴도, 몸매도 아니다.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더더욱 아니다. 여자를 잘 아는 듯하면서도 윤정완(유진) 앞에서는 서툰 경수에 열광하고 있다. 자신을 밀어내기만 하는 정완이 미우면서도 무던히 그녀의 마음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시청자마저 설렌다.

특히 엄태웅을 통해 표현되는 애틋한 눈빛과 다정다감한 목소리, 매너 있는 행동은 30대 여성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시청자가 아이를 가진 30대 이혼녀의 새로운 사랑을 응원하게 한 원동력은 그였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베테랑 누나의 30대 여성 공략법은 어떨까? 엄정화는 영화 '관능의 법칙'(감독 권칠인)에서 케이블방송국 PD 신혜로 분했다. 물심양면 헌신하며 5년 동안 사귄 직장 상사가 나이 어린 후배와 결혼하자 분노에 떠는 것도 잠시, 신혜 역시 연하남 현승에게 흔들린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한 삶의 욕구, '사랑'에 갈증을 느끼던 신혜는 연상녀 커플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에 두려움을 느끼지만 이내 현승과 여느 연인 같은 만남을 이어간다.

영화는 다시 한 번 요동치며 엄정화의 현실적 설득력을 극대화 시킨다. 탄탄할 것만 같던 직장에서의 지위가 흔들리고 사랑하는 남자에 대한 믿음마저 흔들리는 불안한 신혜를 현실감 넘치게 표현하는 엄정화의 농익은 연기. 30대 여성 관객들은 자신에게 곧 들이닥칠 안타까운 미래를 선체험하듯 공감하고 응원한다.

신혜 곁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는 친구들에게도 30대 관객의 감정이 이입된다. 미연(문소리)과 해영(조민수)이 신혜에게 자신감을 주는 장면은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연상케 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털어놓는 친구가 넷에서 셋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주체적 삶을 꿈꾸는 30대 여성들에게 동성친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운다.

신혜가 새로운 사랑을 찾고 다시금 일을 시작할 때, 30대 여성 관객들은 마치 자신의 성취처럼 뿌듯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맡은 배역의 감정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이입시켜 내는 배우 엄정화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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