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열 소치올림픽 선수단장은 최근 대회 폐막 때까지 금주를 명했다. 선수단 한 관계자는 "선수들이 매달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데 '술판을 벌여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선수단에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금주령은 남자선수들의 부진과 무관치 않다. 한국은 16일 현재 금·은·동메달 하나로 종합순위 16위에 머무르고 있다.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 500m 선전이 아니었으면 금메달 하나 없었을 정도로 저조하다. 은메달과 동메달도 심석희(여자 쇼트트랙 1500m)와 박승희(〃 500m) 여자선수에게서 나왔다. 이승훈, 모태범 등 기대했던 스피드스케이팅과 남자 쇼트트랙에서는 ‘노메달’이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대회 유난히 많은 실격도 금주령이 필요한 이유다. 신다운(21·서울시청)은 15일 쇼트트랙 1000m 결선에 진출해 4위로 들어왔지만 상대선수를 밀쳤다는 이유로 실격됐다. 같은 종목에 출전한 이한빈(26·성남시청) 또한 준결승전에서 레이스 도중 네덜란드 선수 싱키 크네흐트와 충돌해 실격 처리됐다. 여자 1500m에 출전한 조해리 역시 준결승에서 실격됐고, 결승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심석희와 함께 참가한 김아랑(19·전주제일고)도 추월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실격 처리됐다.
나빠진 빙질은 물론 해외 선수들에게도 골칫거리다. 피겨스케이스 남자 프리스케이팅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들이 점프를 시도하다가 넘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긴 했지만 일본의 하뉴 유즈루도 2번이나 넘어졌다.
반면 러시아로 귀화한 뒤 빙질에 적응한 안현수는 1500m 동메달에 이어 1000m 금메달을 차지했다. 15일 쇼트트랙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5초325로 정상에 오르며 러시아에 올림픽 역사상 첫 쇼트트랙 금메달을 안겼다. 금주령이 해답인지 사전 적응 훈련이 중요했던 것인지를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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