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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시장에 '뭉칫돈'… 주택시장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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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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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전국 아파트 경매시장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달 낙찰된 물건의 낙찰가 총액이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각종 경매 지표가 크게 상승했다. 주택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경매시장이 살아나면서 주택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물건 낙찰가 총액은 약 3632억3410만원이다. 1월 기준으로는 지난 2010년(약 3840억7280만원)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낙찰가 총액 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경매 지표도 상승세다. 전국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지난 1월 83.32%로 지난 2011년 8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11일 기준 낙찰가율은 무려 85.64%에 이른다.

거래량을 의미하는 낙찰률 역시 4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0년 1월 39.18%에 달했던 전국 아파트 경매 물건 낙찰률은 2011년 1월 34.87%로 급락한 뒤 꾸준히 상승해 지난달에는 38.89%까지 올랐다. 경쟁률을 의미하는 평균 입찰자 수도 2011년 7.31명 이후 지난달 4년 만에 최고치인 7.05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경매시장에 돈과 사람이 몰리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주택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분기별 낙찰가 총액을 보면 지난해 4분기 낙찰가 총액은 약 1조3034억원으로 2011년 4분기(약 1조3047억원) 이후 8분기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부동산 규제완화 등에 힘입어 주택시장이 조금씩 회복 조짐을 보일 때 경매시장에는 이보다 한발 앞서 뭉칫돈이 몰려든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경매시장은 고수들의 시장이기 때문에 부동산시장에 선행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것을 볼 때 경매시장의 상승세는 곧바로 주택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경매의 대중화도 경매시장 활성화에 한몫하고 있다.

통상 경매시장은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주택을 거래하는 것보다 더 많은 분석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주택시장에 비해 고수 투자자들이 많다. 하지만 전세난에 지친 세입자들을 비롯한 실수요자들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경매시장에 많이 유입되면서 경매시장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대홍 부동산태인 팀장은 "그동안 부동산 경매는 고수들만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경매가 점차 대중화되면서 경매를 통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각종 경매지표의 상승세를 단순히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정 팀장은 "통상 특정 물건이 경매에 나오기까지 3~6개월 걸리고 낙찰되기까지는 1~2회 이상 유찰이 이뤄지기 때문에 시장 침체기에 감정가가 매겨져 상대적으로 낙찰가가 높아보일 수도 있다"며 "충분한 현장답사와 시세분석을 통해 감정가와 현재 시세가 어떤지를 비교해 입찰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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