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가 17일로 발생 34일을 맞았다. 한 달간 전국의 양계장과 오리농가를 긴장으로 몰아넣은 AI는 아직도 여진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다.
이렇다보니 닭·오리 음식점은 시름이 가득하다. 얼마 전 만난 지인도 깐풍기보다 돼지고기로 만든 탕수육을 선호했다. 여전히 AI로 인한 불안한 소비자 심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AI 발생 후 농협 하나로마트 판매액 기준 닭고기 소비량은 49%, 오리고기 소비량은 64% 각각 감소했다. 닭·오리 매장은 소비자 발길이 뚝 끊겼다. 소비심리가 되살아나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분위기다.
닭·오리고기 등 가금류 수출도 이와 마찬가지다. 1월 닭고기 수출액은 156만7000 달러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6% 줄었다. 오리고기는 32만7000 달러로 15.7%, 삼계탕은 83만9000 달러로 41% 각각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 국회, 대형마트 등 민간에서는 AI로 고통받는 농가를 돕기 위해 대규모 소비촉진 행사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지난 14일에는 42개 정부 부·처·청 대변인과 농협중앙회, 대한양계협회, 한국오리협회, 한국계육협회 등 생산자단체 대표들이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에서 닭·오리고기 소비촉진 캠페인을 열었다.
닭·오리고기는 70도에서 30분, 75도에서 5분간 열처리를 하면 바이러스가 모두 사멸되며,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 또 AI에 감염된 닭·오리고기는 절대 유통되지 않는다.
정부 당국은 AI가 잠복기에 들어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제 정부와 농가에서 소비자들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신뢰를 북돋워주면 소비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불안감을 벗어나 닭·오리 농가가 봄의 훈풍을 느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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