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들의 사퇴가 이어졌다. 역대 최대 징벌이 내릴 것이라는 추측이 언론을 장식했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16일 오후 임시금융위를 열고 KB국민·NH농협·롯데카드에 대해 각각 3개월 일부 업무정지 및 6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결정했다. 이는 신용정보법 등 현행법으로 허용된 최고의 제재 수위라고 한다.
사상 최대의 징계수위가 될 것이니 징벌적 배상금이니 뭐니 말이 많았지만 법을 바꿀 수도 없고 법에서 허용한 최대 수준의 징벌이 이 정도란다.
금융위의 발표 후 SNS상에서는 보안전문가들의 한숨이 난무했다.
“600만원이면 웬만한 기업 직원 월급이다. 내가 금융사 대표라도 보안장비 안산다. 벌금내고 말지”
“빅토르 안처럼 대한민국을 떠나 러시아로 귀화하자. 가서 사이버테러 폭탄이라도 만들어야겠다” “보안을 무시하면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는 걸 이번 기회에 보여줄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정보가 다 털려도 절대 정신 못차린다” 등등....
또 “이 정도 징계면 과태료 내더라도 정보 빼돌려 장사하는데 수지맞겠다” “그들 기준에서만 최고 . 그러나 당한 사람이나 지켜 보는 입장에서는 이건 최고의 조롱”
“모욕보다 치욕이다. 대한민국에서 더 이상 보안할 의욕이 안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올라왔다.
그간 금융사들은 효율성, 가용성을 앞세워 보안솔루션 도입을 늦춰왔다.보안 장비를 도입하면 시스템이 느려진다. 내부보안을 강화하면 프로세스가 느려지고 귀찮고 불편하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수익을 거둬들여야 하는 금융사의 입장에서는 보안솔루션을 도입하면 돈 벌기가 힘들어진다. 당연히 보안솔루션 도입을 차일피일 미루고 싶어한다.
사고가 날 때 마다 예견된 사고였다는 둥 이럴줄 알았다는 둥 질타는 이어지지만 ‘지나가는 비’만 피하면 된다. 어차피 징계수위는 낮고 벌떼같던 여론은 다른 사건으로 눈을 돌린다. 사퇴했던 대표들은 어느새 슬그머니 제자리로 와있거나 계열사, 관계사 대표로 대우받으며 옮겨가 있을 거다.
파벌주의, 차별, 서열화로 인해 고통받던 안현수 선수가 러시아로 귀화해 멋지게 재기했다. 대한민국에서 보안하기 힘들어하는 전문가, 전문업체들이 어느새 해외에 고용되고 M&A될지 모른다.
한 보안관련 행사에서 시연을 마친 해커가 말했다. “대한민국에 실력있는 해커들이 많다. 하지만 보안담당자를 키우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기를 소흘히 한다면 실력있는 해커들이 해외로 넘어가 우리에게 칼끝을 겨눌지도 모른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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