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이미 오래 전에 '10원짜리' 된 내 개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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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1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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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증권부 장슬기 기자.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면서 카드사들이 사면초가에 놓였다.

분노가 극에 달한 고객들은 카드 해지는 물론 대규모 집단 소송까지 하며 '국민 역적'이 돼 버린 카드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이름, 전화번호, 주민번호 등의 개인정보는 물론 신용등급과 결제 계좌 정보 등의 민감 정보도 대량으로 유출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검찰은 2차 피해는 없을 것으로 단정짓고 있지만, 빈번히 날아 들어오는 스팸 메시지와 부정 인출 뉴스 등이 고객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유출이 비단 카드사에서만 발생했을까. 이미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는 '10원짜리'가 된 지 오래다.

중국 국민 한명당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 10개씩은 갖고 있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이젠 실제상황이 돼 버렸다.

가까운 국내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선거철이 돌아오면 어김없이 후보들에 대한 홍보 문자메시지가 스팸 못지 않게 날아온다.

선거 브로커들이 유권자들의 명단을 불법으로 사들여 홍보에 이용하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은 이미 관례화된 지 오래라 국민들도 익숙해져 버린 상황이다.

이렇다보니 개인정보를 가장 우습게 다뤘던 정치권에서 개인정보 보호를 외치는 현 상황이 모순일 수밖에 없다.

마치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듯' 여론과 함께 카드사를 비롯한 금융권에 모든 책임을 몰아가는 모습도 우습다.

규모가 사상 최대인 만큼 정황상 독박을 쓴 카드사도 할말은 없다. 다만 보여주기 식으로 카드사 수장들의 목만 자르고 주먹구구식의 대응책을 펼친다면, 또다시 이같은 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반복되지 말라는 법 없다.

이제는 책임 추궁보다는, 이미 오래 전부터 팔려간 내 정보가 제2의 피해로 연결되지 않도록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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