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K-팝·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가 이제 단순한 문화 상품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내 기업과 산업 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음을 인정받은 사례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이 구글 트랜드를 통해 지난 10년간 K-팝 가수와 드라마 검색량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한류에 대한 다양한 관심이 많은 경제적 효과를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18일 'K-팝과 드라마 검색 데이터로 본 한류의 현주소'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K-팝·한국 드라마를 중심으로 한 한류의 확산이 실제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ㆍ소비재 제품의 수출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국내 주요 음악 시상식에서 수상한 가수 중 구글 검색이 이뤄진 123명(팀)과 2000년 이후 구글에서 검색된 드라마 274편의 트래픽을 분석한 결과, 한류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시기를 거쳐 정체기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한류 콘텐츠 및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일본 및 중국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이 유튜브에 올라온 한·중·일 음악과 드라마 동영상에 대한 반응을 분석한 결과 한류 음악에 대한 댓글 비율은 각각 0.32%로 일본(0.09%)과 중국(0.19%)에 크게 앞섰다.'좋아요' 비율도 한국이 0.65%로 일본(0.20%), 중국(0.49%)로 높았다. 드라마의 경우 댓글 비율은 낮은 편었지만 '좋아요' 비율은 일본이나 중국 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이 보고서는 한류에 대한 관심이 문화 상품으로서 다양한 콘텐츠에 대한 관심에 그치지 않고 관련 기업과 산업은 물론 한국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된다는 데 주목했다.
보고서가 인용한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개인문화오락서비스수지는 1990년 이후 적자상태를 보였지만 본격적으로 확산된 2010년 이후 적자폭이 줄어들기 시작해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 흑자로 전환했다.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 중 음향영상서비스 수지의 경우 서비스지급(음향·영상 콘텐츠 수입)은 2007년 이후 정체 상태인 반면 서비스수입(음향·영상 콘텐츠 수출)은 꾸준히 증가해 2013년에 흑자로 전환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의 수가 증가하면서 개인문화오락서비스 수지와 더불어 여행수지도 한류의 영향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실시한 해외 한류 조사(2012) 결과 한류 콘텐츠를 경험한 사람 중 '한국에 가고 싶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사람이 58.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특히 관광객 수의 증가가 한류가 성장하고 있는 시장 및 성장하는 시기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지난 10년간 국가별 한류 검색량에 따라 시기를 나누어 보면 한류로 인한 관광객의 증가는 한류가 성장세에 있는 시기에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 막 한류가 확산되기 시작하는 나라와 한류가 성장세에 있는 나라의 경우 향후 한류 확대를 통한 관광수입 증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류에 대한 관심도는 국내 제품의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2012)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출중소기업들은 한류 콘텐츠 중 특히 음악과 드라마가 수출증대에 기여하는 효과가 전체의 42%를 차지한다고 응답했다.
한국수출입은행(2012)도 문화상품 100달러 수출 증가시 소비재 수출은 평균 412달러, IT제품은 평균 395달러 수출 증가의 효과가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화장품·의류·식음료·전자제품·자동차 등 주요 소비재 12개 품목을 선정해 국가별로 한류의 검색량과 각 품목별 수출간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한류가 성숙된 시장일수록 수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2009~2013년 우리나라의 평균 수출 증가율은 11.4%로 이전 5년 13.6% 대비 2.2%포인트 하락한 반면 한류와 상관관계가 높은 제품들의 평균 수출 증가율은 -0.5%에서 15.3%로 15.8%포인트 높아져서 전반적인 수출이 둔화된 가운데서도 활기를 띤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한류에 대한 관심은 한국어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이 2005년 이후 한국어능력시험을 실시한 나라 중 2010년 이후 꾸준히 시험을 시행하고 있는 20개 나라를 대상으로 한류 검색량 추이를 살펴 본 결과 한류 검색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난 후 시험을 실시한 국가는 8개국, 한류 검색량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시점에 시험을 실시한 국가는 3개국으로 절반 이상의 나라에서 한국어능력시험시행 시기와 한류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한 시기 사이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K-팝과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 수의 증가 및 수출 증대가 나타났고 이들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한류가 단순히 개별적인 문화 콘텐츠로서의 역할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제품이나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 형성에도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이돌 댄스 중심의 K-팝과 스토리 보다 한류 스타에 초점이 맞춰진 드라마,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 쏠려있는 인기의 지역적 편중 현상 등은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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