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계획된 자유시간은 아이들에게 이롭지만 장시간의 계획적이지 못한 무감독 시간은 피해야 한다.
18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은 이소영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이 부주의와 문제행동 등이 많은 고위험군 아이들을 대상으로 무감독 시간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결과, 무감독 시간이 증가할수록 정신장애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감독 시간을 양적으로 환산해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교수팀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1년 1개월 동안 경기도 지역 210곳의 초등학교에서 초등학교 1학년 14만4747명과 초등학교 4학년 15만4169명 등 29만8916명을 대상으로 과잉행동장애 평정척도(ARS)와 아동 정서‧행동발달 검사(CPSQ)를 실시했다.
검사에서 각각 18점과 13점 이상인 학생들을 고위험 학생으로 정의했을 때 초등학교 1학년생 중 1340명(1.5%), 4학년생 중 1930명(1.25%)명이 고위험 학생으로 분류됐다. 고위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인의 지도감독 없이 혼자 지내는 시간을 없음ㆍ1시간 미만ㆍ1~2시간 ㆍ 2시간 초과 등 4가지로 분류해 체크하도록 한 후 해당 학생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인구 통계학적 자료 및 문제 행동에 대한 설문을 기입하도록 했다.
연구 결과 고위험 학생 3,270명 중 1876명(57.4%)의 아이들이 하루 중 상당한 시간을 무감독 시간으로 보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710명(21.7%)은 하루 2시간 이상 혼자 지내고 있다고 답변했다. 고위험 학생들에서 무감독 시간이 늘어날수록 공격적인 행동과 비행과 같은 외현화 문제 뿐 아니라 우울과 불안, 신체적 호소와 같은 내재화 문제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소영 교수는 “부모를 대상으로 무감독 시간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알리고 최대한 아이를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현대사회에서 가정 내 무감독 시간이 증가하는 것이 전적으로 부모 책임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공공기관과 학교가 팀을 이뤄 혼자 있을 수밖에 없는 아이들에 대한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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