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광양시는 최근 컨테이너 선박이 빠른 속도로 초대형화되면서 광양항 경쟁력 강화를 위해 컨테이너 대형화 크레인 교체를 청와대, 국무총리실, 해양수산부,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 건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시의 이 같은 건의는 광양항에 입항하는 컨테이너선들이 대형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 설치된 크레인으로는 원활한 작업이 어려워 기피항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현재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에는 18열 크레인 10기와 22열 크레인 16기, 24열 8단 대형크레인 1기가 설치ㆍ운용중이다.
문제는 광양항에 설치된 컨테이너 크레인은 1만TEU급 선박의 경우 갑판 위 6단까지만 작업이 가능하다. 최근 해운항만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선박의 대형화로 항만의 하역장비가 경쟁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길이 400m, 너비 60m에 달하는 1만8000TEU급 선박의 원활한 기항과 신속한 하역은 향후 선사들의 항만선택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향후 2만2000TEU급 선박의 출현도 예측돼 현재 주종을 이루고 있는 광양항 22열 컨테이너 크레인으로는 대형선박의 수용이 곤란한 형편이다.
부산항의 경우 24열 초대형 크레인 31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광양항은 지난해 1기를 설치한 것이 전부다. 인근 중국도 24열 이상 초대형 크레인을 운용중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광양항은 교체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광양항을 관리하는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출범부터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어 자체적으로는 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광양항은 항만 수심이나 일자형 안벽구조, 넓은 컨테이너 야드 등 대형선박이 입항하는데 세계 어느 항만보다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국제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광양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인 1만8000TEU급 머스크(Maersk Line) 맥키니 몰러(MC-Kinney Moller)호가 광양항에 입항하는 등 선박의 초대형화가 가속화 되고 있다"며 "컨테이너 크레인 교체사업이 항만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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