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기아차의 중국합작업체인 둥펑(東風)기차가 프랑스 푸조시트로엥그룹(PSA)의 지분 14%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제일재경일보가 18일 전했다. 둥펑기차는 푸조와 18일 비망록을 작성하고, 3월26일 프랑스에서 지분인수계약을 맺기로 했다.
PSA는 2012년 유럽채무위기로 곤경에 빠진후 경영난을 겪어왔다. 2012년에는 무려 50억위안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PSA의 중국내 판매량은 전년대비 26% 증가한 55만대를 기록했지만, 전세계 판매량은 281만대로 한층 더 하락하는 부진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PSA의 순채무는 30억유로에 이르렀다.
PSA는 2012년 부동산과 자회사 등의 자산을 팔아 15억위안의 자금을 마련해 기업회생에 나선데 이어, 올해 프랑스 공장매각, 1만여명 감원 등을 계획했지만, 자동차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자구책만으로 회생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PSA는 지난해 둥풍기차와 지분매각협상을 개시했다. 둥펑측은 단순 지분인수 차원을 넘어 기술교환, 글로벌시장에서의 협력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협상에 임했다. 8개월째 진행된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프랑스 정부 역시 고용에 엄청난 영향을 지분매각을 반대하며 협상은 더욱 꼬였다.
결국 협상은 푸조 가문과 둥펑기차, 프랑스 정부가 각각 14%씩의 지분을 나눠갖는 선에서 합의가 됐다. 둥펑기차와 프랑스정부는 각각 7억5000만 유로(약 1조900억원)를 내고 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PSA의 1대 주주인 푸조 가문은 이 회사 지분 25.5%를 갖고 있다. 계획대로 증자가 완료되면 100년 넘게 PSA를 경영해 온 푸조 가문의 지배 체제도 함께 끝나게 된다.
둥펑의 PSA 지분 참여가 늘어나면 두 회사는 앞으로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사는 현재 중국 내 합작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연구 개발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969년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설립된 국영기업 둥펑은 중국 2위의 자동차메이커다. 현재 승용차 부문에서 우리나라의 기아차, 푸조, 닛산, 혼다와 합작관계를 맺고있다. 푸조와는 지난 1992년 우한에 합작사를 세워 시트로앵 C5 모델 등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내에서 3곳의 푸조와의 합작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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