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수돗물은 저렴한 금액과 정수기 못지않은 미네랄 함유량 등 수질에도 불구하고 일부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활용도가 낮은 편이었다. 이런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국내 수돗물 공급의 절반 가량을 책임지고 있는 K-water(한국수자원공사)가 건강한 물 공급을 위한 환경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K-water는 20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서울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건강한 수돗물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안전하고 깨끗한 물 공급'에서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 제공'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건강한 수돗물이란 일반 물 냄새가 나지 않고 물속에 녹아있는 산소의 양(용존 산소)이 ℓ당 5mg 이상으로 충분해 음용 시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물을 의미한다.
토론회 첫 발표자로 나선 이행순 녹색소비자연대 생태환경팀장은 "정수기 이용이 늘어나면서 수돗물 음용률은 2009년 57.5%에서 2012년 55.4%로 감소 추세"라며 "수돗물 만족도 조사에서도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40.5%에 달했다"고 현재 수돗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전달했다.
이 팀장은 이어 "생수보다 수돗물이 최소 380배 이상 저렴한 것을 볼 때 낮은 수돗물 음용률은 불필요한 사회비용 증가를 초래하는 것"이라며 "소비자가 만족하는 수준까지 수돗물 수질관리를 강화해 수돗물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한진 관동대 의과대 교수는 "물은 소화·합성·체온조절·노폐물 제거·충격 보호·윤활작용 등의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미네랄이 포함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건강한 물 마시기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임재림 K-water 상하수도연구소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한 의학지 조사에서 현대 의학에 기여한 여러 발명품 중 상하수도 시설은 15.8%의 응답률로 항생제(14.5%), 백신(11.8%) 등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상수도 보급률은 98.1%로 주요 OECD국가 수준이며, 1인 하루 물 사용량도 278ℓ로 일본(311ℓ)에 이어 둘째로 많다. 반면 2012년 기준 수돗물 직접 음용률은 2.0%로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K-water 관계자는 "고도처리시설 도입과 선진국보다 강화된 수질항목 감시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비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음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K-water는 향후 건강한 수돗물 생산을 위해 미량 유해물질을 포함한 250항목의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신규 미량유해물질에 대한 분석기법을 연구해 500항목으로 검사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오존·활성탄·자외선·막여과 등 수질맞춤형 고도정수처리 공정도 확대키로 했다.
아울러 냄새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기 위해 정수장 잔류염소와 조류냄새를 최대치로 낮출 예정이다. 의료계와 협업을 통해 미량 미네랄을 포함한 건강한 수돗물 평가 방안도 도출할 방침이다.
최계운 사장은 "K-water에게는 국민들이 마음놓고 수돗물을 마실 수 있게 할 책임이 있는 만큼 안전하고 깨끗한 수돗물을 넘어 인체에 건강한 수돗물 공급을 추진 중"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춘 물 관리,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워터 그리드 등을 통해 물 문제 해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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