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팜한농 또 부실 자회사채 돌린다… 1억 모자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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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0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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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 동부그룹이 반도체ㆍ철강ㆍ건설부문을 중심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농업부문 지주 격인 동부팜한농도 잇따라 부실 자회사에서 발행하는 사모사채 주관사로 나서 빚을 떠안고 있다.

비금융 계열사 간 사채 유통이 올해 들어 국내 대기업집단 가운데 유일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1억원짜리 채권까지 돌리는 모습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동부팜한농은 계열사 새만금팜에서 12일을 청약 및 납입일로 발행한 권면총액 1억1000만원 상당 1회차 사모사채 유통을 주관했다. 이번 사채는 이율 5.06% 이며, 오는 2015년 2월 12일까지 갚아야 한다.

동부팜한농은 이에 앞서 2013년 하반기에도 다른 자회사 2곳에서 회사채를 사준 바 있다. 동부팜세레스 및 세실은 각각 작년 9, 12월 10억원, 4억원 상당 사모사채를 1년 만기로 발행해 동부팜한농에 넘겼다.

계열 증권사로 동부증권을 둔 가운데 동부팜한농이 직접 주관해준 자회사 사채 발행 규모가 작년 9월부터 현재까지 약 4개월 만에 15억원을 넘어선 것이다.

동부증권이 동양 사태를 일으킨 동양그룹 동양증권처럼 비우량 계열사 회사채를 개인에 팔아 온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를 차단하기로 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채 발행에 나선 동부팜한농 자회사 동부팜세레스와 새만금팜은 작년 5월 내놓은 기업현황 기준 전액 자본잠식을 기록했다. 세실은 같은 시기 부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동부팜한농도 사정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2013년 3분기 연결기준 순손실이 120억원에 이르면서 적자로 돌아섰다. 13개 동부팜한농 자회사 가운데 60% 이상인 8곳이 같은 시기 한꺼번에 적자를 낸 것이 실적에 부담을 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동부그룹이 농업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나 전국 사업장 곳곳에서 대외 마찰로 난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새 사업이 단기간에 궤도에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한동안 사채 돌리기를 비롯한 부실 계열사 지원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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