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그룹 사태, 금융권의 잦은 전산사고, 개인정보 유출 등과 같은 사건사고들이 더 이상 재발하지 않도록 전문기구를 설립하고 관련법을 재정비 하기로 한 것이다. 서민금융 지원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한 선박금융공사의 대안으로 해운보증기구 설립 방안도 마련했다. 다만 해운보증기구를 둘러싸고 정책의 실효성 논란도 예상된다.
◆금융사고 방지 총력…보안 전담기구 설립
금융보안연구원, 금융결제원, 코스콤 등의 기능 조정을 통해 내년 중 출범할 금융보안 전담기구는 금융전산 보안관제, 보안 인증제 운영, 보안정책 연구 교육, 보안전문인력 양성 등 공적서비스 제공을 전담하게 된다.
또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해킹 등 침해사고에 대한 예방 경보 분석 대응의 일관적 체계를 구축하며 모니터링 범위를 전 금융회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고승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중복 비효율적 금융보안 기능을 조정하되, 기존 인력 및 예산 범위 내에서 최대한 운용해 금융회사의 추가 비용부담을최소화 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개인정보보호 종합대책도 마련한다. 종합대책은 금융사의 정보수집 범위를 최소화하고 불법정보 유통 수요를 차단하는 내용 등이 핵심이다.
서민금융 지원은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강화한다. 대표적인게 4월 출시될 장애인 전용 연금보험이다. 일반 연금보험보다 연금액을 10~25% 높이고 보험료를 낮춘 점이 특징이다.
서민금융기관을 통합하고 총괄기구를 설립하기 위해 '서민금융 총괄기구법(가칭)'도 마련키로 했다. 서민금융총괄기구가 설립되면 미소금융, 채무조정, 햇살론 개인보증 기능이 통합된다.
해운보증기구는 기업 자체의 신용리스크가 아닌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보증지원을 한다. 선박 담보가치나 용선료를 바탕으로 해운사의 신조발주를 지원하는 식이다.
후순위채무나 지분투자에 대해서도 보증을 지원하며, 해운업에 있어선 선박의 구매ㆍ관리ㆍ운용 등 선박은행 역할도 한다. 설립형태는 정책금융 기관과 민간이 공동 출자해 정책금융기관의 자회사 형태로 출범한다.
◆정책금융 새틀 짜기…실효성은 여전히 논란
지난 19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새누리당 부산지역 의원들을 만나 해운보증기구에 대해 보고했다.
이후 새누리당 서병수 의원은 △해양금융종합센터 설립 및 내실화 △해운보증기구 설립 △선박운용회사 부산 이전 △탄소배출권거래소 부산 설립 등을 담은 '부산 해양ㆍ선박금융 강화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종합대책에선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 산업은행 등 3개 기관이 해양금융종합센터 관련 조직과 인력을 부산에 두고 조직운영 전반에 대한 전결권을 부여하는 등의 내용이 더욱 구체화됐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재민 한국해양대 선박금융학과 교수는 "3개 기관이 내려왔을 때 과연 하나의 기관처럼 시너지를 낼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일사불란한 의사결정과 집행이 필요한데 전결권과 독립운영 보장에 대한 얘긴 있지만 기관들을 어떻게 묶어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해운보증기구의 경우 민간 출자를 받아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너도나도 리스크가 큰 해운업종 지원을 꺼리고 있는 형편인데 민간에서 참여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부산 경실련은 "박근혜 대통령이 약속했던 선박금융공사 무산과 뒤이어 실패로 끝난 정책금융공사의 부산 이전 약속의 수습책일 뿐"이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내놓은 보여주기식 선심성 공약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