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내세운 경제 활성화의 핵심 방안 중 하나인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강조하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23만개의 중소·중견기업이 있으며 이들은 국내 전체 기업 수의 99%에 달하고 있다. 고용의 88%를 담당할 정도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수출하는 기업은 8만6000개에 불과해 해외시장은 여전히 '두터운 벽'으로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협소한 국내 시장에만 머물 게 아니라 과감하게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중견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기회의 땅이자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신흥국'에 대한 전략적인 진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전략적 우위 확보한 틈새시장 노릴 것
주요 수출 및 경제단체는 중소기업들에 아프리카와 중남미, 아시아 신흥국에 주목할 것을 조언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지난 2000년 대비 경제규모는 3배가 성장했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6%에 달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2억 인구의 인도 역시 경제성장률이 올해 5.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받고 있고, 미얀마도 지난해 11월 외국인투자법 개정 이후 본격적인 개방에 들어감으로써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급속한 경제성장을 보이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안전기술, 전략광물, 신재생 에너지 등 전략적 우위 확보를 통한 틈새시장 진출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실제 소방차, 구급차, 특장차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인 오텍은 이 같은 아프리카의 인프라 구축에 일찌감치 눈을 돌려 진출에 성공했다. 아프리카의 케냐는 지난 2009년 말부터 수차례의 대형 화재사건을 겪으면서 국가적으로 소방안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지만, 응급의료 환경이 열악했다.
이런 현지 정보를 파악한 오텍은 케냐의 크고 작은 슬럼지역 골목에 적합한 다목적 소방구급차량을 개발해 선보이면서 현지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오텍은 나이로비 개발부와 케냐 보건부, 케냐공항과 구매 계약을 체결했으며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 인근 국가로 시장 확대를 앞두고 있다.
종합환경설비 중소기업인 KC코트렐도 인도 대기환경 설비시장이라는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현재 세계적인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KC코트렐은 지난 2005년까지만 해도 연 매출액이 668억원에 불과한 중소기업이었지만, 지난해 경기침체 속에서도 3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인도·베트남·카자흐스탄 등에 진출하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박철호 코트라 신흥시장팀장은 "국가별 유통구조를 비롯해 환경·정치적 성향 등 모든 부분을 파악한 뒤 진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최근 미국·EU·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차세대 신재생에너지 등 신성장 산업의 수요가 늘어나는 부분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해외 진출 두터운 벽 여전…체계적 해외 진출 지원 통한 '맞춤형 통상외교' 강화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중소기업들은 해외 진출 시 직면하는 애로사항으로 현지 전문인력 부족, 현지 네트워크, 정보역량 및 자금력 부족 등을 꼽는다.
산업부는 이를 해소하고자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원산지 관리 컨설팅을 올해 3000건 이상 제공할 방침이다. FTA 무역종합지원센터 등에 원산지 관리사 등 전문인력도 오는 2015년까지 140명까지 늘려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품목분류, FTA 원산지 등 통관 분쟁에 대해 전문인력을 배치해 현지 통관단계에서 직접적이고 신속히 해결해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또 올해 7월 신흥국 수요와 중소기업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적정기술을 선정해 현지 상황에 맞게 보급하는 산업기술 협력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예컨대 베트남은 농기계, 인도네시아는 섬유기계 등 신흥국 시장에 맞는 기술을 선정해 해당 기술을 보유한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진출을 돕는 식이다.
아울러 엔저 등 환율변동에 따른 변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변동보험'을 지원하고, 한국의 산업기술과 신흥국의 자원 및 다자개발은행(MDB)의 자금력을 결합해 신흥국 산업발전을 도모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도 추진할 방침이다.
황규연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은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되는 신흥국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정부도 우리 기업들의 신흥시장 진출 지원을 위해 프로젝트 금융, 기술과 개발협력 등을 결합한 맞춤형 통상외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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