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번 무디스 선임 부사장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보다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중국 경제성장 둔화는 한국의 시장 심리와 경제성장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중국 수출이 많으므로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인 7.5% 아래로 떨어지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 밑으로 내려가면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시작된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봤다.
번 부사장은 “한국은 그 동안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해 낸 내성이 있고 경상수지 흑자, 거시 재정건정성, 풍부한 외화보유액 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테이퍼링 영향에서 자유로울 것”이라며 “외국인이 한국 시장을 떠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높은 가계부채 또한 한국 경제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부채 자체는 위기 발생요인이 아니지만, 소비지출을 제한해 경제성장을 제한할 수 있다"며 "한국의 기준금리는 물가상승률에 비해 높은 편이나 높은 가계부채 때문에 기준금리를 낮출 수 없다는 점에서 통화정책을 제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5%로 전망하고 있다.
번 부사장은 "이론적으로는 성장률 4%도 가능하지만, 가계부채와 중국 경제성장둔화 가능성으로 3%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표상 건전성에도 우발적 위기 가능성은 언제나 있으므로 한국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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