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이 열리는 23일 금강산 면회소에서 먼저 앉아 기다리던 우리 측 가족들은 북측 가족들이 입장해 들어오자 곳곳에서 울음을 터트렸다.
죽은 줄 알았던 언니와 만난 김사분씨는 검은색 꽃무늬 한복을 입고 나온 언니를 보자마자 얼싸안고 흐느꼈다.
김씨는 “언니가 죽은 줄 알고 호적도 정리했는데 이렇게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며 언니를 부둥켜 앉고 한동안 목놓아 울었다.
북에 계신 아버지와 조우한 남궁봉자(딸)씨는 “어젯밤 잠을 못 잤다.사진을 보니 큰 아버지와 닮았더라”며 초조한 듯 물 한 잔 마시고 손을 만지작 하다 아버지가 등장하자 서로 얼싸안고 울기 시작했다.
남씨는 아버지에게 “저 알아보시겠어요?”라고 묻자 아버지는 “못 알아보겠어...너희 엄마는?” 이러고 되묻고 딸이 5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하자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김두인씨는 휠체어를 타고 북측의 형인 김화인씨가 나타나자 넙죽 큰 절을 하면서 붙잡고 오열했다.
두인씨는 “내가 두인이야! 두인이! 형님 잡혀갔을 때 초등학생이었던 두인이 기억 안나?”고 물었다.
이어 함께 동행한 조카들이 돌아가신 부모님 사진을 보여주자 화인씨는 말없이 얼굴을 묻고 눈물을 흘렸다.
또한 북에 있는 오빠를 만나러 온 김종규 할머니는 북측의 김휘영 할아버지를 만나자 마자 “아이고, 오빠”하면서 오열을 하고 바닥에 주저 앉아 하염없이 눈물만 흘려 대화를 이어가지도 못할 정도였다.
북에 있는 형님 김봉기씨를 만난 김연주씨는 "형님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오랫동안 제사를 지냈다"고 하자 형님은 "몇 십년이나 제사를 지내다니 이게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야"하며 탄식을 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첫 단체상봉에서 서먹함과 애틋함을 함께 느낀 2차 이산가족 상봉자들은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우리 측이 주최하는 환영 만찬을 통해 못다한 이야기 꽃을 피웠다.
한편 이틀째인 24일에는 금강산호텔에서 각 숙소에서 이뤄지는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이 이어진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