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99명의 돌싱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남자를 선별하는 '99만남'이 첫 방송을 알렸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안녕하세요'와 비슷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3일 첫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99인의 여자를 만족 시키는 남자'(연출 이동희·이하 '99만남')에서는 자칭 잉꼬부부라고 자부하는 아내들이 출연해 남편 자랑에 열심인 모습이 그려졌다.
신동엽이 MC를 맡았으며 배우 신은경과 가수 백지영, 방송인 문지애, 미스코리아 녹원회 권정주 회장, 배우 최민수의 아내 강주은 등이 출연해 99명의 돌싱 판정단과 함께 입담을 과시했다. 99인의 판정단에게 가장 높은 득표수를 얻은 남편은 '최고의 남편'으로 선정되며 부부에게는 99일간의 세계 일주 여행권이 주어진다.
99명의 돌싱녀와 부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니 '19금 코드'를 건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 여기에 자타공인 최고의 '섹드립' 전문 방송인 신동엽이 MC로 나섰다. 야한 농담을 단순히 성적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이기에 방송 전부터 큰 기대감을 안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베일을 벗은 '99만남'은 미묘하게 KBS2 예능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연출 한동규·이하 '안녕하세요')와 닮았음을 알 수 있다.
단순히 MC가 신동엽이기 때문은 아닐 터. '안녕하세요'가 고민으로 3연승을 달성하면 우승상금과 함께 상품을 받는다면 '99만남'에서는 99일간의 세계 일주 여행권이 상품으로 주어진다. 고민과 남편 자랑을 평가하는 것은 방청객이다. '99만남'이 '안녕하세요'의 고민 상담 대신 남편 자랑을 하는 프로그램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99만남'은 첫 방송부터 자극적인 이야기로 가득했다. 단순히 성적인 이야기를 가감 없이 하기 때문은 아니다. 남편 자랑을 위해 "17일 연속 부부 관계를 맺었다", "매일 아침 남편이 가슴 마사지를 해준다"는 이야기는 기본이었다. "남편이 대변 셔틀까지 한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남편이 나이트클럽까지 데려다 준다"는, 그야말로 재미도 없이 자극적이기만 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비슷한 포맷의 '안녕하세요'는 조금 더 세고 자극적인 고민 상담을 해야만 많은 표를 얻기에 수차례 방송 조작 논란에 휘말려야만 했다. 의혹만 불거진 채 잠잠해진 경우도 있지만 일부 경우에는 조작 논란이 논란으로 끝나지 않아 프로그램의 진정성 문제로까지 불거진 바 있다.
'99만남' 역시 방청객들의 표를 많이 확보해야만 세계 일주 여행권을 손에 쥐기 때문에 자극적인 이야기를 가미할 수밖에 없다. "남편이 다정해요", "가정적이에요" 등의 자랑은 방청객의 구미를 잡아당길 수 없다.
이제 막 시작을 알린 '99만남'이 첫 방송에서부터 이처럼 자극적인 사연으로 가득한 일이 단순한 기우일까?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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