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나가는 아베 정권] (상) 이어지는 망언 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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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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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일본 아베 내각이 출범한 이후 동북아 정세의 불안정성이 더욱 증폭 되고 있다. 아베 정권의 우경화 가속화와 역사 왜곡, 주변국에 대한 도발적 언행으로 한국과 중국은 물론 미국마저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아베 정권은 일본 역대 정부가 인정한 역사적 사실마저 부정하고 막말을 서슴지 않고 있어 동북아 지역의 문제아로 치닫고 있다. 아베 정권이 쏟아내는 막말과 역사왜곡, 동북아 정세의 변화 움직임 등에 대해 짚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정권이 출범한 이후 망언이 릴레이처럼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한 주 동안 매일 같이 일본발 망언이 쏟아져 나왔다. 야스쿠니, 가미가제 특공대, 위안부, 난징대학살, 고노담화, 독도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했고 우리의 귀를 거슬리게 하는 모든 단어들이 총동원됐다.

이러한 일련의 망언 사태를 심각하게 봐야 할 이유는 릴레이를 이어가는 인사들의 발언이 아베 신조 총리의 혼네(本音)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망언을 이어가는 인사들은 모두 아베 총리의 최측근들로 대부분의 일본 언론도 이러한 망언을 모두 총리의 혼네(本音)로 받아들이고 있다.

각료는 물론이고, “총리의 친구들”이라 불리는 자들이 낙하산을 타고 공공기관에 내려가 그 요직에서 매일처럼 망언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들어 NHK회장, NHK경영위원, 총리 보좌관, 내각관방 참여에 이르기까지 우리들에게 생소했던 직책마저도 귀에 익숙해질 정도다.

이러한 망언 릴레이를 이어가는 이유는 첫째, 우익성향의 국민들을 결집시키고 그들의 지지를 얻기 위함이고, 둘째는 20년 동안 계속된 불황으로 인한 자신감의 상실, 그것이 경제대국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그러나 이러한 망언 릴레이로 우익세력이 결집하고, 보다 많은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난 18일 아사히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의 한, 중 외교에 대해 평가한다(33%)고 대답한 사람보다 평가하지 않는다(48%)고 대답한 사람이 휠씬 많았다. 또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해서도 외교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56%)고 생각하는 사람이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36%)도 대답한 사람보다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과거 2006년 9월 출범한 제1차 아베 정권은 1년도 못 버티고 무너진 바 있다. 각료들의 망언과 스캔들이 그 도화선이 되어 정권붕괴로 이어졌다. 당시 일본 세제조사회장이 여성 스캔들에 휘말렸고, 행정개혁상이 정치자금 문제로 사임하고, 후생노동상의 “여성은 애를 낳는 기계”라는 망언으로 이어지면서 국민의 지지를 잃었다.

제1차 아베 정권이 이러한 각료들의 망언으로 붕괴했던 과거를 잘 알고 있는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각료들의 발언을 컨트롤해왔기 때문에 이번 정권에서는 각료들의 망언은 오히려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러나, NHK 고위직, 총리보좌관, 내각관방 참여는 각의구성 멤버가 아니기 때문에 스가 관방장관이 미처 통제하지 못했다.

이러한 점을 의식해서 스가 관방장관은 총리보좌관의 미국 비판 동영상이 논란을 불러 일으켜 삭제되는 사태로까지 몰리게 되자, 21일 각료 간담회를 열고 “긴장감을 갖고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과거처럼 자칫하면 정권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일본 국회 예산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는 아베 신조 총리 [수상관저 페이스북 사진]



<아베 정권 출범후 이어지고 있는 망언 릴레이>

▲ 2013년 4월 23일 아베 신조 총리 (국회답변)
- 침략이라는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 국가 간의 관계에서 어느 측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 2013년 7월 29일 아소 다로 부총리 (국가기본문제연구소 강연)
- 독일 바이마르헌법은 어느새 바뀌어 있었다.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변했다. 나치처럼, 그 수법을 배우면 어떤가?

▲ 2013년 7월 31일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동아시안컵 한일전 질문 받고)
- (한국 측 응원단이 내건 역사 관련 플래카드에 대해) 그 나라 '민도'에 의문이 생긴다.

▲ 2013년 11월 19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브리핑 답변)
- 안중근에 대해선 범죄자라고 한국 정부에 대해 지금까지도 계속 전달해 왔다.

▲ 2014년 1월 20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정례브리핑)
- 안중근은 일본의 초대 수상을 살해하여 사형 판결을 받은 ‘테러리스트’다.

▲ 2014년 1월 22일 아베 신조 총리 (다포스포럼 연설)
- 1차 대전 전 영국과 독일은 현재의 중국과 일본처럼 강력한 경쟁 관계였지만 1914년 전쟁을 막지 못했다.

▲ 2014년 1월 25일 모미이 가쓰토 NHK회장 (취임 기자회견)
- 전쟁지역에는 위안부가 있었으며 독일, 프랑스 등에도 있었다.

▲ 2014년 2월 5일 아베 신조 총리 (국회 답변)
- 아이들이 해외에서 영토 논쟁할 때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

▲ 2014년 2월 5일 하세가와 미치코 NHK경영위원
- 우익 인사의 자살로 일왕이 살아있는 신이 됐다.

▲ 2014년 2월 12일 아베 신조 총리 (국회답변)
- 일본인 A급 전범들에게 극동군사재판소가 부과한 형벌은 일본 국내법을 토대로 내려진 형은 아니다.

▲ 2014년 2월 12일 모미이 가쓰토 NHK회장 (내부회의)
- 내 위안부 발언이 어디가 잘못인가.
- 위안부 관련 발언이 대단한 말실수였다는 이야기인가.

▲ 2014년 2월 19일 에토 세이이치 총리 보좌관 (유튜브 동영상 게재)
- 오히려 우리가 (미국에게) 실망했다.
- 미국이 중국에 제대로 할 말을 못하는 처지가 됐다.

▲ 2014년 2월 19일 아소 다로 부총리 (국회 답변)
-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와 관련해서 중국, 한국으로부터 항의는 없었다.

▲ 2014년 2월 18일 혼다 에츠로 내각관방 참여 (WSJ 인터뷰)
- 일본의 평화와 번영은 가미가제 특공대의 희생 덕분이다. 그래서 아베 총리는 야스쿠니에 참배해야만 했다.
- 아베노믹스의 배후에 강한 경제력을 필요로 하는 것은 보다 강한 군대를 보유해 중국과 대치하기 위해서이다.

▲ 2014년 2월 20일 햐쿠타 나오키 NHK 경영위원 (아사히신문 인터뷰)
- 위안부 동원에 국가가 강제 또는 관여했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 난징대학살은 없었다.

▲ 2014년 2월 20일 아베 신조 총리 (국회답변)
-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은 각의 결정으로 충분하다.

▲ 2014년 2월 20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국회답변)
- 고노담화의 근거가 된 피해자 청취 내용을 학술적으로 조사하고 재검토할 것

▲ 2014년 2월 22일 가메오카 요시타미 내각부 정무관 (다케시마의 날 행사)
- 다케시마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적으로도 명확히 우리 일본의 영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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