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맞은 금융지주체제…규제에 해체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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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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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금융지주사가 궁지에 몰렸다.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로 지주사 설립취지였던 ‘고객정보 공유’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지주사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자산비중이 88%까지 달하는 등 은행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지주사 체제의 개혁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잇따라 발의한 신용정보법 개정안 등이 이르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개정안에는 금융지주사와 자회사 간 고객정보 공유를 규제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고객정보 공유는 내부 경영관리 목적에 한해 필요기간 만큼만 허용하고, 마케팅 목적으로는 고객정보 공유를 금지하는 방안이다.

금융권은 이 같은 방안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나친 정보 칸막이가 금융지주의 존립 근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번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 금융노조에선 금융지주 무용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관계자는 “이번 정보유출 사고와 같이 문제가 발생할 경우 모든 책임은 자회사가 부담하게 되고 지주사의 도덕적 해이 문제를 발생시킨다”며 “금융지주사 제도는 되레 책임경영을 어렵게 한다”고 비판했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 등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금융지주사를 설립했지만, 그 기능이 제대로 수행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 부문을 키우겠다’고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주력 계열사인 은행에 대한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민영화를 진행 중인 우리금융을 제외한 주요 금융지주사 중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자산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8%이다. 또 KB금융은 76%, 신한금융은 68%이다.

은행의 예대마진이 줄어들면서 지주사의 수익도 자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금융 등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분위기도 한 몫 한다.

정부의 일정대로라면 우리금융은 매각 절차에 따라 하반기에는 우리은행만 남게 되고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도 저축은행·캐피탈을 매각하면 몸집이 작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지주사 체제에 대한 개혁을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기업은행의 경우 금융지주사가 아님에도 시너지 영업을 하고 있는 사례로 꼽힌다"며 "권한만 있고 책임은 없는 현재의 금융지주사 체제라면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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