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미스코리아' '별에서 온 그대' '감격시대'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이연희의 재발견’이라는 MBC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연출 권석장), 뛰어난 영상미를 위해 지구 2/3 바퀴에 달하는 3만7000㎞를 찾아 헤맨 KBS2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극본 박계옥 김진수 고영오 이윤환·연출 김정규 안준용·이하 감격시대). 두 작품 모두 SBS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연출 장태유·이하 별그대) 때문에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도 되지 못했다.
구랍 18일 방송된 ‘미스코리아’의 1회 시청률은 7.0%(전국기준·닐슨코리아 제공)로 같은날 방송을 시작한 ‘별그대’에 비해 무려 8.6%포인트나 낮았다. 동시간대 전파를 탄 KBS2 ‘예쁜남자’(극본 유영아·연출 이재상 정정화)는 3.5%에 그쳤다. 지난달 15일 선을 보인 ‘감격시대’ 역시 7.8%로 스타트를 끊는 등 ‘별그대’의 위세를 넘지 못했다.
‘별그대’는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승승장구했다. 2회부터 18.3%, 19.4%, 20.1%, 22.3%, 24.6%를 기록했다. 이후 23~24% 대의 시청률을 보이다 17회 27.0%를 찍으며 ‘마의 30%’에 진입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쯤 되면 ‘수목극대전’에서의 ‘별그대 원맨쇼’라고 할 수 있을 정도. 그러나 타 방송사의 경쟁 드라마들이 그렇게 ‘약체’가 아니라는 평가이다.
[사진제공=MBC]
‘미스코리아’는 한국이 IMF로부터 관리를 받았던 외환위기 시절인 1997년을 배경으로, 위기에 처한 화장품 회사원들이 자신의 고교 시절 전교생의 퀸카였던 오지영(이연희)을 미스코리아로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로맨틱 드라마 단골 주연인 이선균(김형준 역)과 이연희의 케미(화학작용처럼 배우들의 연기 호흡이 돋보이는 것을 일컫는 신조어)와 더불어 이미숙(마애리 역), 이성민(전선생 역), 송선미(고화정 역), 이기우(이윤 역), 고성희(김재희 역), 강한나(임선주 역), 하연주(신선영 역) 등이 조화롭게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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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시대’의 경우 앞서 밝힌 바와 같이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한다. 중간에 채승대 작가에서 박계옥 작가로 교체가 되는 등 잡음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워낙 사전준비가 철저했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었다고. 제작진은 지난해 9월 첫 촬영에 돌입했다. 국내에서만 2만7000㎞를 이동했으며 상하이와 태국 등 해외 로케이션을 합할 경우 3만7000㎞에 달한다. 배경이 국제이고 설정이 1930년대 신의주 등이라 중국 상하이와 무석, 태국 등지에서 한 달여간 촬영됐다. 일국회(야쿠자)의 본영이 있는 일본까지 배경으로 등장하며 옛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김현중(신정태 역)의 액션 연기 역시 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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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대가 좋지 않았다. 영화 ‘도둑들’(감독 최동훈)에 이은 전지현(천송이 역)과 김수현(도민준 역)의 호흡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고, 박해진(이휘경 역), 유인나(유세미 역), 신성록(이재경 역)의 호연은 몰입도를 높였다. 만화 ‘설희’(작가 강경옥)와 관련된 표절 논란은 차치하고 박지은 작가의 필력도 흥행에 큰 힘으로 작용됐다. 천송이가 자신을 몰라보는 도민준에게 “북한에서 왔어?”라고 말하는 부분은 전지현, 김수현의 전작인 영화 ‘베를린’(감독 류승완)과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를 연상시키기 위해 일부러 넣은 것. 시청자들은 소소한 재미까지 덤으로 얻었다.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별그대’. 방영 내내 ‘별’처럼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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