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서울시장 출마 공식화… 여권 경선 3파전 구도로

아주경제 이병욱 기자 =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이 26일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밝히면서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 경선 구도가 사실상 3파전으로 굳어졌다.

정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 일요일(3월 2일)에 출마 선언을 하겠다. 이제 고민 끝 행복 시작”이라고 말했다.

출마 장소는 2일 남산 백범광장 김구 선생 동상 앞으로 정하면서 소통과 통합의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이 정 의원 측의 설명이다.

정 의원은 출마 결심 배경에 대한 질문에 “서울이 더 살기 좋고, 아름다운 도시가 됐어야 하는데 가능성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며 “지금부터라도 서울이 살고 싶은 도시, 사랑하는 도시가 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야권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원순 시장보다 앞서거나 박빙의 지지율을 보인 정 의원은 공식 출마 이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정 의원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새누리당 내 서울시장 후보는 일단 2명이 됐다.

앞서 이혜훈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여당에서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2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다른 후보에 비해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은 이 최고위원은 “대권을 노리는 정치인은 서울시장에 나오면 안 된다”며 대중의 지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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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내달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누리당으로부터 출마 요청을 받고 의지를 굳힌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 전 총리가 출마 여부를 밝힐지는 아직 확실치 않아 서울시장 후보 대진표는 김 전 총리의 귀국 이후에야 확정될 전망이다.

한편 이날 박원순 시장은 정 의원이 자신을 겨냥해 ‘말로만 서민을 이용하는 정치인’이라고 비난한 데 대해 “이런 말씀은 시민에게 모독적으로 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박 시장은 특히 ‘서울인구가 감소하고 활기가 떨어져 고민’이라는 정 의원의 지적에 대해 “예전처럼 시끄럽고 갈등 많은 도시로 만들겠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한 뒤 “선거니까 그럴 수는 있지만, 서울시장을 꿈꾸는 분은 좋은 것을 보고 논쟁해야 한다”며 견제하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