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미스코리아'(극본 서숙향·연출 권석장)에서는 오지영(이연희)의 도움으로 김형준(이선균)의 비비화장품이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지영과 형준은 결혼을 약속했으며 정선생(이성민)과 고화정(송선미)도 커플이 됐다.
'미스코리아'는 '권석장 사단'의 귀환으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받았다. 드라마 '파스타', '골든타임'을 연출한 권석장 PD와 스태프, 배우들이 다시 한 번 뭉쳤다. 하지만 '미스코리아'는 드라마 자체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흥행에는 실패했다.
지난해 12월18일 '미스코리아'는 '별그대'와 함께 시작했다. 라이벌은 김수현과 전지현이었다. 14년 만에 안방 극장을 찾는 전지현과 영화 '도둑들'에 이은 김수현·전지현의 호흡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사실 '미스코리아' 출연배우는 방송 전부터 '별그대'와 같은 시간대 편성된 것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했다. 방송에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선균은 "'별그대'가 신경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그러면서도 "나름대로의 메리트가 있기에 경쟁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을 신경쓰지 않고 좋은 드라마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임하면 좋은 반응이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희 역시 "'미스코리아'를 보며 요즘 시대를 힘들게 사는 청년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하지만 결국 '미스코리아'는 아쉬운 결말을 맞아야 했다. 첫 회 7.0%로 산뜻한 출발을 알리는 듯 했지만 최근 5%대까지 무너지며 '굴욕적인' 결과를 맞아야 했다. 게다가 '별그대'에 이어 2위 자리를 고수한 것도 잠시 KBS2 '감격시대'에까지 뒤지며 3위로 내려앉았다.
시청률을 제외하더라도 화제성에서 '별그대'에 한참 뒤졌다. '별그대'는 천송이·도민준 신드롬을 일으키며 각종 패러디를 만들어냈다. 연예인이 연예인을 따라하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별그대'라는 최고의 복병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미스코리아'는 초반 드라마 '파스타'의 권석장 PD와 서숙향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동안 드라마에서 '미스코리아'라는 소재를 쓰지 않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처음 드라마가 시작했을 당시 자극적이지 않은 '착한 드라마'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순항할 것으로 보인 '미스코리아'의 적은 내부에 있었다. '미스코리아'라는 신선한 소재가 사실은 신선하지 않았던 것.
드라마의 시대적 배경인 1997년 당시 미스코리아는 국민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있으면 집에 있던 가족들은 TV 앞에 앉았고 미스코리아 진선미로 선발되면 대회 다음날 '깜짝 스타'가 돼 대중 앞에 나타났다. 하지만 1997년의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를 그린 2014년은 그렇지 못했다.
아무리 지금 현실이 힘들다고 하더라도 17년 전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다. 시대가 변하면서 중요시하게 여기던 것들도 바뀌었다. 때문에 오지영의 눈물과 김형준의 노력은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요소가 됐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었다.
'미스코리아' 후속으로는 '앙큼한 돌싱녀'가 방송된다. 이혼 후 백마 탄 돌싱남과의 로맨스를 꿈꾸지만 매번 실패를 거듭하던 중 재벌이 되어 돌아온 전 남편과 다시 사랑을 시작하려는 돌싱녀 나애라의 앙큼하고도 처절한 작업기를 다룬 코믹 멜로드라마 '앙큼한 돌싱녀'는 27일 1, 2회 연속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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