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리듬 조절 새 핵심인자 발견

백성희 교수팀, 신개념 수면장애 치료제 개발 가능성 제시

백성희 교수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국내연구진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새 핵심인자를 발견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백성희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와 남혜진 박사가 주도하고 고려대 손기훈, 선웅, 김현 교수, 서울대 김경진 교수, 경희대 조세형 교수가 참여한 국내 연구진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새로운 작동경로를 규명했다고 28일 밝혔다.

일주기 리듬이 망가지면 수면장애를 비롯해 시차에 따른 피로와 무기력증, 조울증, 우울증 등이 나타날 수 있어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새로운 수면장애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돼 연구결과는 셀 자매지 몰레큘라 셀지 온라인판 27일자(현지시간)에 게재됐고 내달 6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연구팀은 생쥐의 뇌와 간에 존재하는 LSD1 단백질의 인산화가 일주기 생체리듬에 따라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것을 알아냈다.

히스톤 단백질 등에 결합된 메틸잔기를 떼어주는 탈메틸화 효소로 전립선암이나 유방암 진행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LSD1이 생체리듬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낮에 주로 인산화된 상태로 존재하는 LSD1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전사인자와 결합해 일주기 리듬 유전자들을 활성화시켜 리듬을 조절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처럼 LSD1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경로가 밝혀지면서 향후 수면장애 치료제 개발 등을 위한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LSD1이 인산화되지 않는 돌연변이 생쥐의 경우 밤에 주로 활동하는 정상 생쥐와 달리 야행성이면서도 낮에 활동하며 전반적으로 움직임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체리듬에서의 LSD1의 인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동물모델을 통해 확인한 것이다.

연구진은 시차 적응에도 LSD1의 인산화가 관련됨을 규명했다.

보통 생쥐는 이른 밤 빛을 받으면 다음날 늦게 일어나 활동을 시작하고 늦은 밤 새벽녘에 빛을 받으면 다음날 일찍 일어나는 등 생체리듬이 재조정되는데 LSD1이 인산화 되지 않는 돌연변이 생쥐는 이런 재조정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LSD1의 인산화를 조절해 수면 장애 치료제 스크리닝 방법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는 한편 해외 출원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