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 2007년 과로와 수면부족으로 쓰러져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가 부러진 뒤 삶을 소진시키는 성공에 의문을 가지게 됐다.
"정신이 번쩍나는 경험을 하고나서야 성공에 대한 재정의를 시도하게 됐다"는 미국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의 창립자이자 허핑턴포스트 미디어그룹 회장 아리아나 허핑턴(63)이다.
27일 허핑턴 포스트코리아 출범에 맞춰 한국에서 가장 먼저 출간된 '제3의 성공'(김영사)을 들고 방한, 기자간담회를 연 허핑턴은 "우리는 스스로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 나에게 맞는 성공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며 성공 강박에서 벗어나라고 했다.
새 책에서 허핑턴은 돈과 권력이라는 성공의 낡은 잣대에서 벗어나 새로운 제3의 성공기준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성공을 향해 매진하지만, 행복하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면? 성공의 꼭대기에 올라선 사람들이 지금 이순간 쓰러지고 넘어지는 이유는?무엇일까 반문하며 이제 성공의 조건은 바뀌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책에서 제3의 성공을 떠받치는 네 가지 기둥을 제시한다. 명상 등을 통한 웰빙, 내면의 지혜를 활용하는 능력, 삶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여유, 다른 사람에게 조건 없이 베푸는 마음이 그것이다.
허핑턴은 특히 충분한 수면을 통해 얻어지는 웰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4∼5시간이었던 수면시간을 사고 후 7∼8시간으로 늘렸고, 작년 스미스 칼리지 졸업식에서 충분한 수면으로 최고의 자리까지 오르라는 축사를 읽기도 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재임기간 최악의 결정은 아주 피곤하고 지칠 때내렸다고 했다"며 "누가 '하루만 견디자'며 좀비처럼 사는 것을 원하겠는가. 잠을충분히 자야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핑턴은 급속한 경제 성장과 경쟁 스트레스로 과로사와 자살이 많은 한국 사회에 새 책은 의미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선조로부터 내려온 정신자원이 풍부한 한국은 이런 위기를 잘 극복해갈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책을 통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메시지가 젊은 여성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05년 창간된 허핑턴포스트는 사이트 방문자 수가 전통 인쇄매체인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을 뛰어넘는 미국의 1등 인터넷신문이다. 매달 95만명의 독자가 찾는 허핑턴포스트는 영국, 캐나다, 프랑스에 이어 11번째로 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지털 시대에서는 자기 이야기를 싣고 스스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허핑턴포스트는 자신이 쓴 양질의 기사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준다. 그러면서 전혀 알려지지 않은 필자들이 발굴되는데 이것이 '인터넷 마술'이라고 생각한다".
인터넷매체가 난립하는 한국 미디어 환경에서 허핑턴포스트의 방식이 성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허핑턴포스트는 디지털 시대의 하이브리드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낸 매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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