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용사 고 안상기, 태극기 두르고 ‘호국헌에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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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01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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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추협 및 참전유공자 협회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


아주경제 윤소 기자 =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았다. 조치원읍 ‘한마음 효병원’에서 홀로 쓸쓸히 세상을 떠났지만 6.25참전용사 고 안상기옹은 세종시 6.25참전유공자회, 사랑의일기연수원, 파란나라봉사단의 지원속에 삼일절 날 태극기에 둘러싼채 호국헌에 안장되었다. 6.25영웅으로서의 예우에 걸맞는 장례식이 장엄했다.

젊어서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총을 들었고 나이들어서는 가족을 봉양키 위해 논.밭을 일구어왔지만 평생 지켜온 세종시 석삼2리가 어느날 행정중심복합도시로 개발되면서 고스란히 편입되어 7억원이란 보상금이 나왔다.

그러나 이것이 화근이었다. 흙밖에 모르고 살아온 농군이 삶터를 떠나면서 무엇인가 하긴 해야겠기에 막내아들이 사업을 시작했지만 사기꾼 농간에 빚더미만 안게 되었다. 결국 연대보증에 엮인 형제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아들은 죄책감에 자살로 어르신 가슴에 못을 박으며 비극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을 떠안고 어르신은 홀홀 하늘나라로 가셨다. 그리고 가는 길에 자식들을 모두 불러들였고 비장한 고곡속에 형제들은 손을 맞잡았다. 굵은 마디마디로 떨어지는 뜨거운 눈물은 해체된 가족을 복원시키는 신호탄이 되었다.

고진광 세종시 향우회연합회장은 “외부에서는 보상비 받은 연기군 주민들이 복받았다고 부러워하기도 했지만 과연 고향땅 쫓겨난 주민들이 그 돈으로 무얼 하겠으며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는 의문”이라며 “고 이상기 옹 가족이 그분들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소회를 토로했다.

고진광 회장은 “경제와 개발논리로 모든 것이 묻혀버리면서 갈수록 각박해지고 삭막해지는 사회속에서 이제는 돈을 떠나 그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민초들의 가슴에 더 이상 상처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면서 “이제는 세종특별자치시도 외형적인 건설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외지인들과 원주민들간의 커지는 갈등, 머지않아 터지게 될 양극화 현상문제에 관심을 돌려 진정 사람냄새가 나는 도시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울먹으며 말했다.

고회장은 끝으로 “우리사회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수많은 빈곤층과 6.25참전용사 돌봄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전개할 예정”이라며 “특히 지난 1월 27일 사랑의일기연수원에서 6.25참전유공자지원센터 출범을 한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참전용사들을 돕는데 전력을 다 할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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