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2. 전 부인 A씨를 잊지 못하는 남자 B씨.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집안에서 원하는 여자 C씨와 결혼했지만, 결코 행복하지 않다. 게다가 하나뿐인 딸을 학대하는 계모라니. 알고 보니 이 여자 어린 딸보다 더 어린 정신연령을 갖고 있다. 그래서 또 한 번의 이혼을 결심하지만 녹록지 않다.
2일 오후 방송된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극본 김수현·연출 손정현·이하 '세결여') 속 두 집안의 이야기다. 어른들의 욕심이 결국 두 남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망쳐놓은 셈이다. 이 집안, 꼴이 장난이 아니다.
이날 방송에서 오은수(이지아)는 뱃속에 아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결심했다. 숨 한 번 크게 쉬지 못하고, 입 한 번 크게 벌려보지 못했던 만만찮은 재벌가 시월드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자 하는 그녀. 하지만 결국 양가의 서슬퍼런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게다가 친정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이순심(오미연)은 "이혼이 모든 결혼 생활의 해답이 될 수는 없다"며 조심스럽게 의견을 전했고, 아버지 오병식(한진희)도 무릎을 꿇으면서까지 이혼을 말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 의사를 굳힌 오은수는 김준구(하석진)에게 "행복해지고 싶었는데 슬기 떼어놔야 했을 때부터 금이 갔어. 다른 걸로 메워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어.지금 난 당신을 놓아버리고 당당해진거야. 얼마 동안 부부였던 사람 나쁜 감정으로 남기고 싶지 않아. 그러니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어"라는 문자로 모든 것을 정리하고자 했다.
그런가 하면 점점 더 사악한 계모가 되어가고 있는 한채린(손여은) 때문에 바람 잘 날 없는 집안도 있다. 의붓딸에게 손찌검해 가출하게 한 것도 모자라 "아빠에게 모든 것을 다 말해 사이를 멀어지게 했다"며 내동댕이치는 계모가 있는 정태원(송창의) 집의 이야기. 이 모든 것을 알게 된 최여사(김용림)의 이야기도 이날 함께 그려졌다.
'이혼'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정태원과 '싫다'는 한채린의 기싸움이 팽팽하게 펼쳐지고 있는 것. 한채린은 의붓딸을 학대해 놓고도 "전처 결혼하면 포기되겠지 했다. 우리 두 사람 많이 좋아지던 참이었다. 슬기가 도저히 어떻게 안 된다"고 뻔뻔하게 말하는 모습은 더욱 기가 막혔다.
이 두 집안의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는 건, 최여사의 심리 변화가 엿보이기 때문이다. 평범한 집안의 딸 오은수가 마음에 안 들어 이혼하게 한 지난날을 후회하는 모습이 오롯이 전해지면서 '인과응보'의 뜻을 다시금 헤아리게 했다.
제목대로라면 오은수는 세 번 결혼한다는데, 어쩐지 '잘' 돌아가지 않는 두 집안의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맞게 될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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