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 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각 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최근 고객과의 접점 찾기가 이전 보다 현저하게 약해졌거나 말뿐인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이들은 대표 자리에 오른 직후에는 고객과의 ‘스킨십 경영’을 강조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야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때문에 초기 이름 알리기에 치중한 얄팍한 홍보 전략이라는 분석이 시장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 부회장의 블로그가 알려지면서 임직원뿐만 아니라 네티즌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당시 이 부회장 블로그는 임직원 가정 깜짝 방문ㆍ자녀 졸업입학 축하선물, 현장방문 등 다양한 포스팅으로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개인 블로그를 통해 고객들의 민원이 점차 증가하면서 지난 2012년 조용히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유플러스는 공식블로그(blog.uplus.co.kr)를 운영하면서 칼럼, 리뷰 등의 메뉴를 개설했지만 이곳에서도 이 부회장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다. 그는 통합 LG텔레콤 대표 취임 직후의 의욕적인 모습과 다르게 네티즌과의 소통을 사실상 그만둔 상태다.
그러나 하 사장도 취임 2년이 지난 2013년에 들어서는 고객의 목소리에 직접 귀를 기울이는 횟수가 점차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점점 경직된 회장님의 경영 스타일로 변모해 갔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이 같은 굳어진 방식은 SK텔레콤이 올해 창사 30주년을 맞아 단행한 고객 중심·현장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의 향후 행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 스스로가 고객 접점을 외면해서는 고객 불통의 원인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KT 수장으로 행보를 시작하며 취임식 대신 주요부서 실무자들과 만나는 등 현장 경영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는 전임자인 이석채 KT 회장도 해왔던 방식이다. 이 전 회장도 지난해 4월과 9월 잇따라 11개 지역본부 순회 등 현장 경영에 중점을 뒀고 KT도 이를 현장 소통으로 홍보해왔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황 회장의 현장 방문만으로는 전임자와의 차별화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오히려 고객과 소통 부재 등 알맹이가 빠진 반쪽짜리 현장 경영이 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고객과 소통을 강조하지만 보통 취임 직후 단발성 행사 성격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며 “직원을 만난다고 현장이 아니라 고객과 임직원 모두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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