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간) A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를 했다.
이날 통화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OSCE가 주도하는 진상조사 기구와 연락 기구를 즉시 설치해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를 할 것을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이날 통화에서 양국 정상들은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쌍방ㆍ다자간 협의체를 통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크림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은 국제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반면 푸틴 대통령은 “현재까지 취한 조치는 완전히 적절한 것이었다"고 반박하는 등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자체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차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독일 공영 ARD방송에 출연해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규명할 진상조사 기구 OSCE 중재 아래 설치 △유럽 국가와 유엔,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이 참여하는 연락 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이렇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개입보다 대화를 통한 해결에 무게를 두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군사 개입을 막기 위한 미국 등의 압박이 거세고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최악의 경우 실제로 군사적 충돌이 발발하면 러시아 역시 적지 않은 인적ㆍ경제적 손실을 입게 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CBS방송과 ABC방송, NBC방송 등 미국 3대 공중파 방송의 휴일 시사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파병은) 믿을 수 없는 침략 행위이고 심각한 반향이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를 제외한 주요 8개국(G8,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러시아) 국가들이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러시아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킬 태세다. 루블화 가치는 이미 떨어지고 있고 러시아는 경제적으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미국 기업들도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나라와 사업하는 것에 대해 당연히 재고할 것”이라며 러시아에 비자 발급 중단, 러시아 관료나 기업인의 자산 동결, 투자ㆍ무역 관련 제재 등을 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존 케리 장관은 오는 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방문한다.
이에 대해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케리 장관은 새 정부와 최고 라다(의회) 지도자 및 시민단체 대표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주권과 독립성, 영토 보전권 등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지지를 재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G8이 의미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때까지 오는 6월 러시아 소치에서 있을 G8 정상회의 준비를 유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3일 러시아 증시는 장중 9% 넘게 급락해 지난 2009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5.50%에서 7.00%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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