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국가의 공권력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기본

지영환·경찰청 대변인실·정치학박사

지영환·경찰청 대변인실·정치학박사 = 1996년 6월 14일 시위대의 쇠파이프에 뒤통수를 맞아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도 집단 구타당해 17년간 뇌사에 빠져 있던 의경이 끝에 숨졌다. 서른일곱 아들의 영정 사진을 어루만지던 아버지는 그간 곁에 있어줘 고맙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국민이 권력을 가지고 그 권력을 스스로 행사하는 하는 것이 민주주의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정치를 지향하는 사상이나 기본적 인권, 자유권, 평등권, 다수결의 원리, 법치주의를 그 기본 원리로 삼고 있다.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의거하여 행하여야 한다는 원칙이 법치주의이다.

집회 현장에서 새총, 쇠구슬, 쇠파이프-해머, 화염병이 투척되고 사제 대포로 볼트·너트 등을 경찰에게 발사하면 곤란하다. 지난 달 25일 집회 때에도 경찰관에게 깃대 등을 휘두르거나 방패를 뺏으려 하는 시위자가 있었다. 경찰청은 이런 경우 앞으로는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현장 연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당연한 기조가 아니가 싶다.

권위주의 시절 집시법이 악용 할 수 있어 법은 전면적으로 개정 절차를 거쳤다. 1987년 체제이후 민주주의를 성큼 이룩했고 경찰의 인권의식도 높아졌는데 거리엔 아직도 흉기가 난무하는 것을 보면 집회시위 문화는 변화가 없다. 사적 폭력 앞에 공권력이 무너지고 무방비로 노출된다면 그 피해자는 누가될까? 국민에게 돌아가서는 결코 안된다. 국가와 국민은 공권력에 힘을 실어줘야 법치주의가 제대로 작동 될 수 있다. 올바른 법과 질서는 국민행복의 원천이며 국격이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앞으로 명백한 불법 폭력 시위가 발생하면 가담자를 현장에서 검거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경찰청장은 "불법 시위를 하면 주동자 등을 현장에서 검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금까지는 집회를 일단 끝내놓고 추후에 체증자료를 분석해 사법처리해 왔다"며 "그러나 이런 대응이 되풀이되다 보니 경찰의 법 집행을 가볍게 보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입법을 함에 있어 중지(衆智)를 모아 법조문 속에‘지성’을 반영한 것처럼‘법치와 효율’을 스스로 깨달아 가야 한다. 플라톤은 시민 개개인도 저마다 지성을 갖추도록 교육하되, 그렇게까지 될 수 없는 사람들은‘시민적·평민적 덕’의 수행을 통해 그렇게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을 설파했다. 법을 집행하는 과정 그리고 이를 해석·판단하는 사법과정에 이르기까지 화해·설득과 조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따라서 법치주의에서‘공익(公益)이 개인을 보호한다.’는 사회적 가치관이 정립되어야 한다.

의회에서 제정한 법률에 의거하여 행하여야 한다는 원칙이 법치주의이다. 한국 헌법은 법률에 의한 행정의 실질화 동시에 사회권과 경제적 자유의 공공성을 규정함으로써 사회적 법치국가의 원칙을 채용하였다. 공권력은 질서유지를 위해서 국가가 동원 할 수 있는 물리적 힘이다. 국가가 질서를 파괴하고 체제를 전복하려고 하는 세력을 공권으로 진압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이러한 경우마저 국가의 공권력 발동은 신중을 기할 필요성도 있다. 국가의 공권력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탱하는 기본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