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주총시즌, 사외이사는 '그 나물에 그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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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0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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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금융지주회사들이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임기가 만료된 사외이사들을 교체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교체폭이 크지 않고 평가 시스템이 바뀌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문제점은 여전하다고 지적한다.

4일 은행연합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금융과 우리ㆍ신한ㆍ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4월(정기주총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이사회에서 표결에 부친 191건(이사회 내 소위원회 안건 포함) 중 부결된 안건은 한 건도 없었다. 심지어 추가 논의의 필요성 등으로 보류된 10개의 안건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만장일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 같은 '묻지마 찬성' 행태로 인해 사외이사들은 그간 경영진의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올해 4대 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들을 교체하고 있지만 연임 관행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개선 여지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은 9명의 사외이사 중 김영과 이사를 제외한 8명의 임기가 모두 이달 중 만료된다. 하지만 KB금융은 최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를 열어 이경재 의장을 비롯해 김영진, 황건호, 고승의, 이종천 이사 등 5명의 이사를 연임시켰다. 신규 선임된 3명의 이사는 이미 지난해 자리에서 물러났거나, 최장 임기 한도인 5년을 채운 이사의 후임이다. 

신한금융은 10명의 사외이사 중 고부인 이사를 제외한 9명의 모두 이달 임기가 끝난다. 그러나 이사회를 통해 권태은, 김기영, 김석원, 남궁 훈, 이상경, 히라카와 하루키, 필립 아기니에 이사 등 7명이 연임했다. 2명의 이사만이 신규 선임됐다. 그나마 한 자리도 5년 한도를 다 채운 윤계섭 이사의 후임이었다.

물론 이사진을 대폭 교체한 곳도 있다. 우리금융은 7명 중 임기가 만료된 5명이 모두 물러났다. 대신 4명을 새로 선임해 6명의 신규 이사진을 꾸렸다. 하나금융도 임기 만료를 앞둔 5명 중 최경규 이사만 연임시키고 나머지 4명을 모두 교체했다.

하지만 교체 폭이 큰 우리금융이 민영화 등 특수한 상황에 놓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금융권의 고질적인 사외이사 연임 행태는 변함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안'을 통해 사외이사 평가와 투명한 공시, 인력 풀 확대 등을 제안했지만,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해 도입되지 않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사를 맡고 있는 사람이 사추위원으로 본인의 연임을 추천하거나, 학계 등으로 인력 풀이 집중돼 있어 '끼리끼리' 밀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근본적인 개혁이 없는 한 거수기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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