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철강업계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상하이 거래소에서 거래 중인 철근 가격은 t당 3300위안으로 지난해 말 3600위안 선까지 오른 이후 급격히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강사들의 생산 물량이 워낙 많은 데다 전방산업 수요 회복 지연 등으로 중국정부는 일부 제강사들을 합병하는 등 재편에 나서고 있다"며 "합병과정에서 생산된 잉여 물량들이 시장에 쏟아져 나와 철근가격 인하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발 저가공세에 크게 흔들렸던 국내 제강업체들은 이번에 또다시 중국 내 철근가격이 하락함에 따라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가격경쟁력이 이미 중국에 크게 뒤진 상황에서 중국 내 유통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점, 중국산 철근의 점유율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점 등이 시장 상황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수입한 철근은 총 46만 8000t으로 이 중 중국산 철근이 29만8000t을 기록해 전체의 63.8%를 차지하고 있다. 17만t의 중국산 철근을 수입하면서 전체 비중이 28%에 그친 지난 2009년과 2011년, 2012년에는 각각 19만t과 25만t을 수입하며 양을 늘렸고, 비중 역시 43%와 49%로 급속히 늘어났다.
국내 철강업체들은 현재 많은 양의 중국산 철근이 불법으로 유통된다는 점, 또 규격이 다르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가격을 낮추는 등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국내산 사용을 장려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근이 한국에 들어올 경우 제단(가공) 과정에서 원산지 표시가 아예 사라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면서 "가공돼 납품된 중국산 철근제품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등 불법으로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산업통상자원부에 항의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성능엔 차이가 없으나 중국산과 국내산 간 규격이 다르다는 점과 수입산의 경우 녹슬고 관리상태가 엉망이라는 점 등을 강조하고 있다"며 "현재 철강업계는 수입업체 측에 국내산 사용을 장려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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