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허희만 기자 =멀리 남녘에서 들려오는 봄소식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 설레인다면 논산 강경으로 떠나는 봄맞이 여행으로 봄빛 그리움 한자락을 만나보는 건 어떨까
유순한 금강이 흐르고 아담한 옥녀봉과 채운산이 마주한 사이에 올망졸망 읍내가 보이는 강경.
강경에 가면 꼭 옥녀봉에 올라가 보라고 권하고 싶다. 논산 8경중 7경이지만 풍류와 멋을 아는 사람은 주저없이 1경으로 꼽기도 하는 이곳은 달 밝은 보름날 하늘나라 선녀들이 산마루에 내려와 경치의 아름다움을 즐겼고 맑은 강물에 목욕을 하며 놀았다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부여에서 유순하게 내려오던 금강이 옥녀봉을 밀어내지 못하고 물줄기가 꺾이어 서해로 나간다. 옥녀봉 정자에서 바라보면 사방이 거칠 것이 없이 훤하다.
논산평야가 한눈에 들어오고 부여, 익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평야와 강이 조화를 이루고 저 멀리 산이 배경처럼 서 있어 한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하고 드넓게 펼쳐진 논산평야와 금강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에 서면 가슴이 확 트이고 해질녘 바라보는 금강변의 노을은 장관중의 장관이다.
옥녀봉 중턱에 있는 작은 강경공원에는 옥녀봉의 유래와 강경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기리는 각종 기념비와 추모비가 세워져 있고 정상 바위산에 우뚝 솟아 있는 느티나무와 복원한 봉화대는 세월의 깊이를 가늠케 한다.
그리고 최근 옥녀봉에는 논산 출신 소설가 박범신의 장편소설 ‘소금’에 등장하는 집이 있어 눈길을 끈다. 소설 <소금>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방문객이 둘러 볼 수 있도록 개방해 두고 있어 새로운 볼거리가 되고 있다.
또 한국 침례교회의 발상지이며 최초 예배지인 강경침례교회도 자리하고 있다. 당시 초가 가옥 모습과는 다르게 슬레이트 지붕에 덧 달아낸 모습이었던 것을 지난해 충청남도 문화재위원의 자문, 당시 모습을 기억하는 침례교회 관계자의 고증과 회의를 거쳐 복원해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또 강경하면 옥녀봉과 가까이 자리잡고 있는 중앙시장 내의 상가와 민간가옥에서 한 때 나라의 중심상권으로서 영화를 누린 도시의 흔적을 돌아보는 근대 건축물 답사여행도 빼놓을 수 없다.
등록문화재 제323호 구 강경노동조합, 제324호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제10호 구 남일당한약방, 제60호 강경 중앙초등학교강당 등이 읍내 곳곳에 있어 민간인 주거와 경제생활의 수단이었던 건축물을 보노라면 60~70년대로 거슬러 온 듯 하다.
특히 한일은행 강경지점 건물에는 강경역사관을 개관해 강경지역 근대역사자료와 지역 서민생활과 관련 깊은 각종 도구와 강경의 역사, 생활문화 사진을 전시하고 있어 근대 강경의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200년 전통을 자랑하는 고향의 정을 듬뿍 담아올 수 있는 젓갈시장, 도지정문화재인 임이정, 팔괘정, 죽림서원, 미내다리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양식의 교회로 역사적가치가 높은 강경북옥감리교회, 최초의 신사참배 거부 선도기념비가 있는 강경성결교회 등도 둘러봐도 좋겠다.
여행을 마치고 허허로운 속을 채워 줄 먹거리로는 복탕 전문점과 우여회를 추천한다. 황복은 담백하다. 생물로 먹으면 단맛이 더하고, 육질이 훨씬 부드럽고 미나리와 파를 넣어 향 또한 일품이며 봄의 전령으로도 불리는 새콤달콤하고 담백한 강경포구의 우여회도 별미중의 별미.
살포시 스치는 봄 바람에 가슴 한 켠이 애잔한 날, 가벼운 배낭 하나 메고 친구, 연인, 가족과 떠나는 특별한 봄나들이로 내 몸 가득 봄빛 그리움과 환한 봄볕을 채워보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