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장관 위안부 문제 '잊혀진 홀로코스트' 인용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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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0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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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오세중 기자 =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우리 외교부 장관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명시적으로 직접 언급하며 위안부 관련한 최근 일본 정부의 태도에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한 고노담화에 대한 검토ㆍ수정 기류가 있는 것에 대해 "피해자 할머니 명예와 존엄 다시 짓밟는 것", "역사적 진실 외면한 반인도ㆍ인륜적 처사", "유엔 인권 메커니즘이 일본 정부에 대해 수차 요청한 것에 대한 정면 도전",  등의 표현을 직접 사용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윤 장관은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인권이사회(UNHRC)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을 통해 "21세기 현재에도 (무력)분쟁하 성폭력 문제가 악화되고 있는 것은 과거에 발생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진행 중인 문제와도 관련된다"면서 "실증적 사례가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며 위안부 문제를 언급했다. 

윤 장관은 이어 "이 문제는 한국, 중국, 동남아, 네덜란드 등 피해국과 일본간의 양자 문제만이 아니라 인류 보편적인 인권 문제이며 여전히 살아 있는 현재의 문제"라고 강조하면서 "유엔의 인권 메커니즘은 대부분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 정부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 올바른 역사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분명히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네덜란드 출신 호주 오헤른 할머니의 "50여년간 지켜온 침묵을 깨고 2차대전 중에 저질러진 최악의 인권침해 사건인 '잊혀진 홀로코스트'를 폭로한다"는 말을 인용해 일본의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인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윤 장관은 "최근 들어 일부 일본 정치 지도자들은 20여 년 전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군 관여와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죄와 반성의 뜻을 표명한 정부 담화(고노담화)마저 다시 검증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면서 "나아가 이틀 전에는 일본 정부 내에서 후세의 교육을 담당하는 고위 인사가 위안부 문제가 날조됐다고도 했다"고 비난했다.

윤 장관은 "이는 한평생을 당시의 끔찍한 기억 속에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감내해온 전세계 모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을 다시 한번 짓밟는 것으로 역사적 진실을 외면한 반인도적, 반인륜적 처사"라면서 "이는 지난 20여 년간 유엔 메커니즘이 일본 정부에 대해 수차 요청한 것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윤 장관은 "이런 상황에서 일본 정부가 '21세기인 지금도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 끊이지 않는 현실에 분개한다'고 하면서 '여성이 빛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주장하는 것은 이중적인 태도"라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의 외교수장이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 '전시 여성의 인권' 문제라는 우회적 표현으로 위안부 문제를 언급한 적은 있지만 '일본군 위안부'를 직접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장관이 이날 연설의 절반에 해당하는 많은 부분을 할애해 일본의 위안부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하나하나 지적한 것은 위안부 관련 망언이 이어지는 등 최근 일본의 과거사 왜곡 행보가 도를 넘은 것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 장관은 이날 연설에서 최근 발표된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의 보고서에 대해 "우리는 COI가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촉구한 점에 주목하면서 북한에서 인권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해지길 기대한다"면서 "국제사회는 인권이사회를 중심으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을 위해 취할 수 있는 효과적인 후속조치에 관한 논의를 조속히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탈북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모든 국가가 강제송환 금지 원칙을 준수하고 탈북민을 보호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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