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우아한 거짓말’ 김희애 “20년만의 영화, 다 인연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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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0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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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퍼스트룩]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배우 김희애(46)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1993년 작 ‘101번째 프로포즈’(감독 오석근) 이후 21년 만이다.

영화 ‘우아한 거짓말’(감독 이한, 제작 유비유필름·무비락)에서 홀로 두 딸을 키우는 엄마 현숙으로 분한 김희애를 4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만났다.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기다려 ‘우아한 거짓말’을 택한 이유를 물었다.

“인연이라는 게 분명 있는 것 같아요. 그동안 많은 시나리오를 받지는 않았어요. 개중에는 제가 고사한 작품이 크게 흥행하는 모습도 봤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인연이 아니었던 거죠. 저는, 제가 하나의 소품으로 등장하더라도 좋은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은 흠 잡을 데가 없는 영화였죠.”
 

[사진제공=퍼스트룩]


김희애의 마음을 움직인 가장 큰 힘은 시나리오였지만 이한 감독의 전작 ‘완득이’도 한 몫 했다. “‘완득이’를 정말 재미있게 봤다”는 김희애는 “어두운 얘기를 따뜻하게 이끌어 가는 걸 보고 감독의 마인드를 알 수 있었다. 스토리를 풀어 가는 능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우아한 거짓말’도 슬픔과 절망을 누르고 살아가는 모녀의 스토리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함께 출연한 아역배우들에 대한 믿음도 중요했다.

“아역들이 정말 연기를 잘했어요. MBC ‘해를 품은 달’(극본 진수완, 연출 김도훈·이성준)에서 김유정을 봤을 때 정말 예뻤고 보고 싶었어요. 사실 유정 양이 네 살이었을 때 세제 광고를 같이 한 추억도 있고요. 어떻게 보면 유정이가 맡은 ‘화연’은 악역이에요, 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똑똑하게 잘 선택해 줬더라고요. 김유정의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잘했어요. 영어도 배워서 세계적인 배우가 됐으면 좋겠어요.”

이어 스스로 세상을 떠난 둘째 딸 ‘천지’ 역의 김향기에 대해서는 “놀라운 감수성을 가진 아이”라면서 “어른인 저도 계속 집중할 수 없을 때가 있는데 향기는 배우로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집중해서 연기하는 모습이 놀라웠다. 이제 열여섯 살이니 4년만 잘 성장한다면 대단한 배우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사진제공=퍼스트룩]


첫째 ‘만지’는 어떨까. “고아성은 이미 ‘설국열차’라는 큰 작품을 했고 영어도 잘하더라고요. 개성이 넘치는 외모도 좋지요. 흔한 성형미인이 아니잖아요. 이미 (세계적 배우로서의 길이) 시작된 것 같아요.”

‘우아한 거짓말’뿐 아니라 JTBC 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연출 안판석)에서도 호흡을 맞추고 있는 유아인 얘기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유아인은 수상한 옆집 총각 ‘추상박’을 맡았다.

“‘완득이’는 유아인의 재발견이라고 할 만한 영화죠. 이번엔 또 다르네요, 과감한 변신이 멋져요. 흔히 20대 남자 배우들이 액션을 좋아한다고 들었는데, ‘완득이’의 인연을 끝까지 가져가는 모습에서 배우로서의 자기기준이 뚜렷한 사람이구나 느꼈어요. ‘추상박’은 코믹한 캐릭터인데 무리하지 않고 때로는 진중하게 연기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김희애는 “다들 보석처럼 제 역할에서 빛이 났다”는 말로 작품의 완성도를 표현했다. 후배들 칭찬에 침이 말랐지만 작품의 중심을 잡아 준 ‘어른’ 김희애가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우아한 거짓말’을 보석처럼 빛낸 김희애의 모습은 오는 13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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