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이동 통신 3사 영업정지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이해 관계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보조금 과잉경쟁으로 시장을 교란시킨 주범으로 지목된 이통사는 물론 제조사, 소비자까지 누구 하나 마음이 편한 사람이 없다. 반사 이익을 가져갈 것으로 전망되는 알뜰폰(MVNO) 사업자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린다.
◆이통3사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는 미미”
이통사 영업정지가 예고되면서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호재 작용의 근거로 보조금 과다 지출 중단으로 마케팅 비용의 절감을 꼽는다. 그러나 이통 3사는 마케팅 비용의 절감으로 볼 수 있는 이득은 지극히 한정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수익을 내야하는 상황에서 영업정지 자체가 기업에게는 타격이라는 입장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절감에 따른 이득은 부분적일뿐 전체적인 그림은 아니다”라며 “이통사에게 가입자 확보가 가장 중요한데 고객을 모집할 수 없다는 것은 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분기에 마케팅 비용인 안 들어갔다고 해서 절약되는 것이 아니라 다음 분기에 그만큼 더 쓰게 될 것”이라며 “결국 발생하는 마케팅 비용은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이통사들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영업정지 기간 중 과다 경쟁을 막기 위해 고민 중인 2개사 영업정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지난해 1월 영업정지 당시에도 시장은 과열됐다”며 “항상 변수가 있는 시장에서 2개사 영업정지가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조사 “신제품 부진 누가 책임지나”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영업정지 예고에 더욱 절망적이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는 그나마 덜하지만 국내 시장에 사활을 건 LG전자와 팬택에게는 체감 온도가 남다르다. 특히 제조 3사 모두 신제품을 선보였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어 조마조마한 상황이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한 달 간 3개 통신사를 통해 판매에 총력을 펼쳐도 부족한 지경에 장기간 유통채널 차단은 매출 감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서 1월 사이에 스마트폰 가입자는 약 30만명이 증가했다. 이를 고려하면 영업정지 기간에 약 30만대 이상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다. 영업정지는 최근 2차 워크아웃을 확정지은 팬택을 뿌리째 흔들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다. LG도 최근 출시한 G프로2 판매에 타격이 불가피 해졌다. 삼성도 타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은 오는 4월 11일 갤럭시S5를 출시할 예정인데 이 기간이 영업정지와 겹치면서 신제품 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영업정지 최대 피해자”
영업정지 기간 동안 소비자들은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우선 휴대전화가 고장 나면 이전보다 난처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제재에서는 기기변경 금지 포함이 유력시되는 만큼 폰이 고장 나면 해결 방안은 수리밖에 없다. 문제는 새 단말기와 비슷한 수준의 수리금액이 예상될 경우에도 울며 겨자 먹기로 수리를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니면 스마트폰 없는 일상을 보내야하는데 실질적으로 어려운 선택이라는 게 소비자들의 입장이다.
이 같은 불편이 예상되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6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통신 3사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영업정지 기간 동안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나 시장은 이 방안들이 이번 영업 정지 기간에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의문을 갖고 있다.
◆알뜰폰 “부익부 빈익빈”
이통3사 영업정지로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알뜰폰 업계도 희비가 엇갈린다. 알뜰폰 시장도 기존 이통 시장과 비슷해 부가 혜택을 많이 제공하는 브랜드로 쏠린다는 것이다. 부가혜택 제공에는 돈이 필요한데 아무래도 대기업 계열 알뜰폰 사업자들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알뜰폰 업체 관계자는 “알뜰폰 사업도 결국에는 자금력 싸움이다”라며 “이 시장에서도 자금력을 가진 CJ헬로비전과 SK텔링크 등이 유리해 영업정지 기간 발생되는 이익은 거의 이들이 독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업정지 기간 동안 전체적인 반사 이익이 기대되지만 별도로 알뜰폰 사업자들 간에 과다 경쟁이 우려된다”며 “이 같은 상황에 대비는 하고 있지만 자금력을 앞세운 CJ헬로비전, SK텔링크 등이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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