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전세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매매가격과 맞먹는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7일 부동산114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광주ㆍ대구광역시 등 지방 단지들에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상회하는 사례가 많았다.
광주 북구 문흥동 대주3단지는 전용 49.97㎡가 5000만~8350만원선에 매매가 이뤄졌다. 그러나 전세는 그보다 높은 7200만~8000만원대에 거래되면서 전셋가격이 매매가격을 웃돌았다. 대구 달서구 본동 월성주공5단지도 전용 44.94㎡가 5000만~9000만원까지 매매가격이 형성된 가운데 전세는 6000만~8000만원 수준에 거래됐다.
이같은 현상은 지방아파트의 전세가율이 전통적으로 높은 가운데 최근 2~3년간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이 동반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세가 정점을 찍었다고 인식한 수요자들이 전세에 머물면서 일부 단지에서 전셋가격이 매매가격을 뛰어넘는 일이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수도권 아파트도 전세가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경기 고양시 중산동 중산태영6단지 전용 57.42㎡는 매매가 1억3700만~15000만원, 전세가 1억1000만~1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가장 싸게 팔린 매매물건과 비싸게 팔린 전세물건의 가격차는 200만원에 불과하다. 매매가격이 8000만~9500만원인 경기 파주시 야동동 대방노블랜드 전용 45.68㎡의 전세가격은 6000만~8000만원에 육박한다.
경기 고양시 중산동 중산태영6단지 전용 57.42㎡는 매매가 1억3700만~15000만원, 전세가 1억1000만~1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가장 싸게 팔린 매매물건과 비싸게 팔린 전세물건의 가격차는 200만원에 불과하다. 매매가격이 8000만~9500만원인 경기 파주시 야동동 대방노블랜드 전용 45.68㎡의 전세가격은 6000만~8000만원에 육박한다.
수도권 아파트는 지난 2008년 이후 가계부채, 금융위기 불안 등으로 국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됐다. 거래회복을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으로 최근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요자들은 재산세 등 세금부담에서 자유로운 임차시장에 머물며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격차를 좁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세의 월세화 속도가 빨라진 것도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상회하게 된 요인으로 꼽힌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임대인은 전세 물량을 월세로 전환해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세입자들은 월세보다 목돈을 내더라도 계약 종료 후 보증금을 돌려 받을 수 있는 전세를 여전히 선호하고 있다. 특히 관리비 부담이 적고 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 아파트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바짝 뒤쫓고 있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계약 세입자는 머물고 있는 전셋집이 갑자기 경매로 넘어갈 위험성에 노출돼 있다"며 "대출이 있거나 경매낙찰가가 낮게 책정될 경우 전세보증금 전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봄 이사가 시작됐지만 전세매물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전세계약 시 물건의 대출상태와 전세가격은 적정한지 등을 따져 계약 만료 시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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