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보잉 777-200 여객기 승객 227명(승무원 12명 제외) 중 3분의 2인 153명이 중국인으로 알려지면서 말레이시아항공 측이 중국인 유가족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 10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일 새벽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이 실종된 이후 24여시간 뒤인 9일 새벽 3시 30분경 말레이시아항공에서 긴급파견한 중국 사고 관련처리팀 93명이 고위관료와 함께 베이징에 도착해 유가족들과 만나 사과와 함께 현재 조사진행 현황을 설명했다.
특히 제대로 된 설명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불만에 이들 말레이시아 항공 고위관료는 중국어로 “두이부치(죄송합니다)”는 말을 되풀이 하며 유가족들의 질문에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해군, 9대 구조함 파견…사상 최대
현재 말레이시아 사고기 행선지가 베이징이었던 데다가 승객의 대부분이 중국인이었다는 점에서 중국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도 사고 직후부터 비상 체제를 가동하며 긴급 대응에 돌입한 상태다.
앞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항공기 사고에 대해 보고받은 직후 유관 당국에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을 주문하면서 구조와 자국민 보호 활동에 만전을 기하라고 긴급 지시를 내렸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10일 보도에 따르면 사고 당일인 지난 8일밤 남해함대 소속 몐양(綿陽)함이 긴급히 사고 발생지역으로 출동한 데이어 9일 새벽에는 징강산(井剛山)함이 의료진, 잠수부대, 육군 구조병력, 헬리콥터 2대 등을 태우고 긴급 출동했다.
9일에도 중국은 이지스구축함인 하이커우(海口)함과 대형상륙함 쿤룬산(昆侖山)함을 잇달아 사고해역으로 출동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사고 해역에 총 9대 구조선을 파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 해군 관계자는 역대 해군이 파견한 국제 구조 지원병력 중 최다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어 10일 새벽 중국 정부는 말레이시아사고 합동조사단을 긴급 구성해 말레이시아 현지로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13명으로 구성된 공작팀은 이날 저녁 말레이시아 현에 도착해 사고 처리 관련 업무를 전담하게 된다.
▲ 사고기 탑승객 가슴아픈 사연
한편 현재 중국 매체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고 여객기에 탑승한 유가족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해 중국 대륙인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 10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67세 노부인 볜(邊)씨는 67년만의 첫 해외 여행을 떠났다가 변을 당했다. 그의 딸은 "어머니는 평소 노인답지 않게 여행을 좋아하고 운동을 좋아하셨다"며 "이번 여행이 기약없는 이별이 될 줄은 몰랐다"고 가슴아픈 사연을 전했다.
가족에게 말도 없이 말레이시아로 여행을 떠난 56세 중년남성 루(鹿)씨의 황당한 사연도 전해졌다. 가족들에겐 항저우로 간다고 하고 떠났던 그가 이번 사고 여행기에 탑승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일가족은 현재 그의 생존 소식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4~5년을 외지 노동자로 근무한 류(劉)씨는 항공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경유 비행기를 탔다가 변을 당했다. 그의 부인 난(南)씨는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돈을 보태기위해 싼 항공권을 구하다가 이렇게 된 것"이라며 "사람이 없는데 돈이 무슨 소용이냐”며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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