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2월 중국 은행권 위안화 신규대출액이 예상밖으로 저조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10일 발표에 따르면 지난 2월 중국 위안화 신규대출액은 6445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5억 위안 늘었다. 이는 앞서 전문가 예상치인 7300억 위안을 밑도는 수치다.
은행권의 신규 대출을 비롯해 채권발행, 신탁차입 등 중국 경제에 돌고 있는 자금량을 나타내는 사회융자총액도 급감했다. 2월 사회융자총액은 9387억위안으로 전달(2조5880억 위안)보다 큰 폭으로 줄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춘제(春節) 계절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춘제 전 자금수요가 급증하며 시장에 많은 돈이 풀리면서 은행권이 2월 신규 대출을 의도적으로 줄였다는 것. 하지만 춘제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지난 1~2월 누적 신규 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339억 줄어든 것을 춘제 탓으로만 돌리기도 어렵다는 분석이다.
쉬보(徐博) 중국 교통은행 금융연구센터 연구원은 “신규대출이 예상보다 적은 것은 부동산 부문 대출 증가속도가 둔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은행권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을 억제할 조짐을 보이면서 중장기 부동산 대출 증가속도가 눈에 띠게 줄었다. 통계에 따르면 2월 부동산부문 신규대출액은 492억 위안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1억 위안 줄어든 수치다.
중진(中金)공사는 2월 신규위안화 대출 중 신탁 위탁대출이 모두 1000억 위안 이하로 지난해 평균 수준을 밑돈다며 이는 중국 은행권이 그림자금융 리스크 우려로 주동적으로 대차대조표에 기록하지 않는 부외 금융업무를 줄인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권 신규대출 증가속도는 둔화된 반면 2월 은행권 위안화 신규예금액은 1조99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2200억 위안이나 늘었다. 이 역시 중국 그림자금융 리스크 확대 우려 역시 은행권 예금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린차이이(林采宜) 궈타이쥔안(國泰君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차오르(超日) 태양광기업, 중청(中誠)신탁이 판매한 신탁상품 채무상환불이행(디폴트) 우려로 중국 그림자금융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며 “더 많은 자금이 리스크를 피해 은행 예금으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 전체적으로 수출 지표 악화, 물가상승률 둔화에 따른 디플레이션 등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신규대출이 예상 밖으로 저조한 것 역시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기 둔화우려로 중국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고도 관측하고 있다. 특히 오는 13일 발표되는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지표가 향후 중국 경제 둔화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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