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최근 TV의 음악 프로그램에서는 걸 그룹은 빼놓을 수 없는 출연진이다. 그들은 화려한 안무와 빼어난 외모를 내세워 팬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친다. 철저한 준비 기간을 거쳐 팬들 앞에 서는 그들이지만 큰 차이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비슷한 나잇대의 멤버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장르의 음악을 동시에 선보이다 보니 걸 그룹에 꽤 관심을 두지 않고서야 각 그룹과 멤버를 구분하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그만큼 개성이 없다는 의미다.
이처럼 비슷한 걸 그룹이 넘쳐나는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댄스팀이 있다. 커버댄스(기존의 안무를 재해석해 새롭게 창작한 안무)팀 ‘웨이브야’는 유튜브를 발판으로 자신만의 색깔이 담긴 안무를 선보여 국내뿐만 아니라 많은 해외 팬을 확보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웨이브야 연습실에서 인기 비결을 들어봤다.
“단순히 춤이 좋아서 커버댄스를 시작했어요. 국내와 특히 해외 팬들이 유튜브의 우리 안무 영상을 좋아해 줘 큰 힘이 됩니다”
아리(본명 장은영)와 미유(본명 장유선), 두 자매로 구성된 웨이브야는 유튜브에서 잘 나가는 콘텐츠 창작자다. 웨이브야는 지난해 유튜브가 선정한 국내 UGC(사용자 제작 콘텐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 전체 순위 100위 안에 커버댄스팀은 웨이브야가 유일하다. 그들은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젠틀맨’, 소녀시대의 ‘I got a boy’ 등의 커버댄스를 영상으로 제작해 유튜브에 올린다. 기존의 안무를 기반으로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하거나 100% 창작 안무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다.
그들은 걸 그룹과의 차별화로 더욱 과감하고 섹시하면서 에너지가 넘치는 점을 꼽았다. 자신들만의 강한 스타일을 내세우다 보니 국내보다 해외, 아시아보다 미국 등 서구권에서 팬들이 더욱 많다. 현재 유튜브의 웨이브야 페이지 구독자수는 60만 명에 이른다. 일본의 NHK, TBS 등의 방송 프로그램에 초대받기도 했다.
웨이브야는 안무를 만들고 춤을 추기도 하지만 자신들의 영상 촬영부터 편집까지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춤이 좋아 시작한 것처럼 자신들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고 싶은 마음에 영상 편집도 스스로 공부하며 터득했다. 영상 촬영에서 편집까지 하루 정도 걸린다. 촬영도 특별한 스튜디오가 아닌 자신들의 망원동 연습실에서 이뤄진다. 그렇게 하나둘씩 자신들의 작품을 올리다 보니 팬들이 늘어나며 유튜브 스타 반열에 올랐다.
당시 CJ E&M이 한국의 콘텐츠 창작자를 찾고 있었고 유튜브에서는 웨이브야가 단연 눈에 띄었다. 콘텐츠 창작자를 지원하는 ‘크리에이터 그룹’ 프로그램에 동참하자는 제의를 했고 웨이브야가 지난해 말 이를 받아들이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단순히 춤이 좋아 시작했던 그들에게 제대로 된 홍보와 마케팅 채널이 열린 것이다. CJ E&M은 상반기 중으로 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등 세계 시장에 웨이브야를 더 알리기 위해 힘을 쏟을 예정이다.
유명세를 타다 보니 공연 요청과 춤 수업을 받고 싶어 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취미 삼아 춤을 배우는 이부터 개인기가 필요한 연기자나 모델도 웨이브야를 찾는다. 웨이브야의 춤에서 에너지와 매력을 느낀 여성 수강생들이다. 여자라면 누구나 아름답고 섹시한 자신의 모습을 그리기 마련인데 그런 이들이 남편이나 남자친구에게 매력 발산의 수단으로 삼으면 좋겠다는 설명이다. 순수하게 춤이 좋아 시작해 여기까지 오다 보니 아직 웨이브야의 수익 모델은 많지 않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기에 수익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일주일에 1~2곡씩 영상을 제작해 올리는데 열정이 없다면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안무를 만들어 촬영하고 편집까지의 전 과정을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웨이브야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웨이브야는 컴백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싸이의 앨범이 발표되면 또다시 재미있는 커버댄스를 만들 계획이다. 앞서 선보인 강남스타일과 젠틀맨의 커버댄스가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댄스 제작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 춤으로 시작해서 춤으로 끝나는 웨이브야의 꽉 찬 하루만큼 볼거리가 다양한 그들의 작품을 팬들은 벌써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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