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이슈 비켜가며 경제비전 제시에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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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3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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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내외신기자회견에서 답하고 있는 리커창 총리.(사진/중신사)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저우융캉(周永康) 처리문제, 일본과의 역사분쟁, 위구르독립세력의 쿤밍(昆明)테러. 최근 중국인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핫이슈이지만,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13일 오전 두 시간여 진행된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들 문제는 비켜간 채 경제비전 제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후 갖는 총리의 기자회견은 정부가 기자들의 질문사항을 관리하는 만큼, 리 총리가 민감한 이슈를 회피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과거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정치, 경제, 국방, 외교, 사회 등 전 분야의 이슈들에 대해 질문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중국을 포함해 미국, 싱가포르, 타이완, 홍콩, 네덜란드의 매체들에서 모두 15명의 내외신기자가 질문에 나섰다. 자스민혁명 바람이 불었던 2011년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보시라이(薄熙來) 정치 이슈가 터졌던 2012년 양회, 신지도부 진용이 드러나며 분위기가 고조됐던 2013년 양회와 달리 '유난히 조용했던' 2014년 양회는 기자회견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말레이항공사건, 희망 놓지 않는다"

리커창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말레이시아 항공기 추락사건과 관련해 "중국정부는 이미 긴급구출시스템을 가동했고, 8척의 중국함선이 인근해역에서 활동 중이며 또 한 척이 추가로 사건발생 해역으로 향하고 있다"며 "어제도 구조작업 중인 함선의 선장과 통화를 해 온힘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위성사진에서 의심스러운 물체를 발견했으며 이를 식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한 줄기 희망이라도 놓지 않고 끝까지 구조작업에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불행한 사건이 발생했지만 중국의 개방정책은 변하지 않으며 더욱더 많은 중국인들이 외국에 나갈 것이고 정부는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공민의 안전을 위해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은 개발도상국으로서 평화로운 국제관계를 원하고 있으며 주변국과의 공동번영을 변함 없는 기조로 삼고 있다"고 발언했다.

미ㆍ중관계에 대해서는 "양국관계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의 관계"라며 지난해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신형대국관계에 대한 공감대를 나눈 점을 상기시켰다. 리 총리는 "이는 서로 충돌하지 않고 발전을 도모해 가겠다는 뜻"이라고 해석한 후 "미국과의 관계에서 일부 마찰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지만 이는 양국이 처한 상황이 다르고 역사문화의 배경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은 상대방의 핵심이익과 중대관심사를 존중해 서로의 갈등을 조정해 나갈 것"이라면서 "양국의 공통이익을 확대해 나간다면 양국관계의 수준도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늘의 디딤돌이 내일의 걸림돌 돼선 안돼" 

리 총리는 "지난해 중국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지만 중국은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해 냈다"며 "올해 상황 역시 녹록지 않지만 중국은 여전히 잠재력이 크고 안정적인 성장을 구가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재정수입은 감소했고 금융분야에서는 일부 경색이 일어났다"면서 "전력사용량이나 화물운송량의 증가율도 낮아지면서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됐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은 거시조정정책 방식을 고안해 냈으며 경제운용의 합리적인 구간을 설정했다"고 소개하며 "성장률과 취업률은 기설정한 하한선을 하회하면 안 되고, 물가상승률은 상한선을 돌파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구간을 벗어나지 않기 위해 적절한 정책을 사용하겠다는 것.

또한 리 총리는 "안정적인 성장을 일궈내 취업을 보장해야 하면서도 물가와 금융리스크를 관리해야 하고, 경제성장의 질을 높이면서 환경오염도 잡아내야 한다"면서 "이 모두를 위한 평행점을 찾아내야 하는 것은 난이도가 높은 과제"라고 소개했다. 이어 "올해 목표성장률을 7.5% 선으로 잡은 것은 취업, 민생, 인민수입 증대 등을 고려한 결과"라며 "중국에는 매년 1000만 명의 도시 유입 노동자가 생겨나기 때문에 안정적인 GDP 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리스크 가중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해 경제하방압력이 커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부채무문제를 전면적으로 감사했다"면서 "감사결과는 대외에 공표됐으며, 중국의 채무는 정부의 관리가능범위 내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위험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더욱 규제관리를 강화시켜나가고 적시에 조치를 취해 신용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힘을 줬다. 또한 "이번 양회기간에 자기자본비율이 너무 높게 설정돼 있다는 은행권의 불만을 들었다"며 "중국은 개발도상국이지만 오늘의 디딤돌이 내일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는 만큼 금융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답을 해줬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13일 개최된 내외신 기자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는 리커창 총리.(사진/중신사)



◆반부패와 개혁은 중단 없어

중국 지도부가 벌이고 있는 반부패활동에 대해서는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반부패에 대한 의지는 명확하고 일관돼 있다"며 "중공중앙은 반부패작업에 대해 결코 해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부패에 대해 관용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법률 앞에 평등하다는 공감대 아래 엄격히 조사하고 엄히 벌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또한 "토지 이전이나 광산권 이전 같은 부패가 쉽게 일어나는 부분에 대해 우리는 전면적으로 감사활동을 벌이고, 제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 부패현상을 명백히 밝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개혁에 대해서는 "이미 중국정부는 416개의 심사비준사항을 취소했으며, 이는 시장화를 이뤄내 시장에 활력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소개하며 "지난해 신설법인 수는 27.6% 증가했으며 이 중 사영기업은 30%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는 10년 내 가장 높은 수치라는 것. 또 그는 "권한분산은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회의 창조력을 높이는 차원의 조치일 뿐이며 지적재산권 침해, 짝퉁제품 생산, 편법사기, 오염물질 배출, 시장경쟁원칙에 어긋나는 행동들에 대해서는 강한 관리감독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법에서 금지한 것이 아니면 할 수 있으며, 정부는 법이 부여하지 않은 권한은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스모그 등 민생조치 강한 의지

이와 함께 리 총리는 민생조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드러냈다. 부동산시장과 관련해서는 "모든 인민이 자신이 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정부의 크나큰 과제"라며 "보장방 등을 지속적으로 시장에 공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집값을 잡기 위한 차원에서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도시, 지역에 따라 분리해서 조정정책을 실시할 것"이라며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장기적인 관리시스템을 마련해 부동산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스모그문제에 대해서는 "인민들이 아침에 일어나 먼저 휴대전화로 PM2.5 수치를 확인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며 "스모그는 이미 중대한 민생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일 정부업무보고에서 저는 오염에 대해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이는 하늘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 자신의 생산과 생활방식에 선전포고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 총리는 "지난해 정부는 에너지 소모를 2억 2000만t의 석탄소비를 줄였다"고 소개한 후 "스모그의 원인은 복잡한 만큼 이를 제거하는 것은 장기적인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 사회, 정부, 기업, 사회구성원이 모두 노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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