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빌러메인 반 오스 네덜란드교육진흥원 원장 "교육의 유연함이 넓은 시각 갖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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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6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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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네덜란드에서는 학업·직업군 간의 이동이 수월하다. 예컨데 경영학을 전공해서 그와 관련한 직업에서 일하다가도 다른 직업군으로 이직을 할 경우, 필수직업교육 정도만 받으면 이직 조건이 충족되고, 실제로도 이직이 쉬운 편이다. 또 직업학교를 다니가도 고등교육학교로 진학을 원하면 추가 교육만 이수하면 진학이 가능하다."

고등학교 문·이과 선택→대학 학과 결정→취업의 과정을 통해 향후 20년의 미래가 결정되는 우리나라 교육 및 취업 현실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네덜란드교육진흥원 빌러메인 반 오스 원장은 네덜란드 교육의 가장 큰 특징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유연성’이라고 답했다. 반 오스 원장은 "개개인의 자유로운 교육과정의 선택과 그 이후 유연성있는 학업군 간의 이동이 학업 성취 동기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가 수년 간 유럽 내 국가경쟁력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으로 꼽히는 교육과 더불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네덜란드 유학에 대해 반 오스 원장을 통해 들어봤다.
 

빌러메인 반 오스 네덜란드교육진흥원 원장



- 네덜란드 교육에 대해서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 네덜란드 교육이 내세우는 전반적인 특징 등에 대해.

"네덜란드는 우선 유수의 명문대들이 밀집돼있어, 전반적으로 높은 교육수준이 보장됩니다. 영국 타임즈지 세계대학평가를 기준으로 100위권 내에 8개의 대학이, 200위권 내에 12개의 대학이 포진하고 있다. 또 어느 곳보다도 국제적인 학습환경을 자랑한다.

영어로 진행되는 1800개 이상의 국제학습 프로그램이 마련된 네덜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많은 영어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국가로 꼽힌다. 8만명 이상의 국제 학생들이 재학 중에 있으며, 물론 건축학, 디자인, 음악, 법학, 경영학 등 거의 모든 과정을 영어로 공부할 수 있다. 아울러 활발한 상호작용형 수업 역시 네덜란드 교육만이 가지는 큰 특징이다. 네덜란드에서 수학하다보면 비평적인 태도와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한 토론문화를 체득하게 될 것이다. 더불어 유럽권 국가 내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학비 및 체재비 역시 유학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매우 큰 장점이다."

- 한국학생 유치를 위해 네덜란드 장학금 규모 확대를 지난 1년간 추진했는데, 자세한 내용에 대해 설명해달라.

"오렌지튤립장학금은 한국의 유능한 인재들을 양성하기 위해 2010년 마련한 장학제도다. 네덜란드의 교육기관에서도 훌륭한 한국 학생들에게 더 많은 유학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여, 매우 적극적으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 (OTS 2014-2015) 지급될 장학금액은 역대 최고의 규모로, 지난해 대비 9만유로가 증가한 34만3300유로 (한화 약 5억원)이다.

장학 프로그램의 개수 역시 지난해 21건에서 31건으로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법학, 경영학 외에도 디자인, 음악, 사회과학 등 지난해보다 더욱 다양한 학과를 유치해 학생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 실무중심대학 등을 포함한 네덜란드 고등교육에 대해.

"네덜란드에는 다양한 유형의 고등교육기관이 있으며, 크게는 학술적 연구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는 연구중심대학과 고급 전문 교육을 제공하는 실무중심대학으로 나눌 수 있다. 연구중심대학은 주로 학술 환경 속에서 연구 중심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연구중심대학의 많은 프로그램은 전문직업인 양성을 위한 내용도 포함하기 때문에 상당수의 졸업생들은 연구 분야가 아닌 곳으로 진출하기도 한다.

반면 실무 중심 대학의 교육과정은 인문계와 이학계의 이론을 실용적으로 응용하는 것에 중심을 둔다. 따라서 실무 중심 대학은 연구 중심 대학과 비교해 실용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학생들을 특정 분야의 전문직업인으로 양성시키고자 한다. 실무중심대학에서 제공하는 전문 학습 프로그램에는 실무 경험을 익히는 인턴십이 중요한 과정으로 포함되어 있다. 특히 한국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과정으로는 건축학, 디자인, 경영경제학, 법학 등이 있다."

- 한국학생 및 한국 교육을 지켜보면서 느낀 장단점과 한국학생 및 한국 교육에 대해 해주고싶은 조언 및 제언은.

"한국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재능있고 똑똑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매우 근면성실하다. 성취욕 또한 강합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과 문화로부터 발현된 이러한 특징들은 학생들에게 매우 큰 자산이다. 또한 한국의 많은 대학들이 질적으로 우수할 뿐만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있어서 조금 더 분발해야할 부분을 찾는다면 창의성, 도전정신, 그리고 비판적인 견해를 표현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현실을 넘어 더 많은 것을 궁금해하고 비판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환경 하에서 혁신과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다.

이러한 면에 있어서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나아갈 방향이 있다고 본다. 특히 초등, 중등 수준의 교육에 있어 이론적인 학습의 경우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은 좋지만, 이것이 어린 학생들에게 미치는 중압감은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인생에 있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아내는 것에 도움을 주는 일이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 시스템의 모습이다.

모두가 미래에 삼성이나 현대 같은 기업의 직원으로 일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밖의 직업이나 직장에서도 개인의 꿈과 목표를 찾을 수도 있고, 그 이상으로 보상받을 수도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사람들이 각기 다른 수준의 고등 학교에 진학하고 전문학교를 준비하기도 한다. 이렇게 분화된 교육이 장기적으로 개개인의 역량에 더 잘 맞아들어가게 된다.

전천후 인재만을 선호한다면 다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재능과 선호를 충분히 반영할 수 없게 된다. 학생들에게 보다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교육 시스템이 뒷받침된다면 한국의 교육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

- 현재 한국사회가 받아들이게 되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네덜란드의 문화와 교육 등에 대해.

"생각의 틀을 깨고 더욱 창의적으로 생각하도록, 더 큰 도전정신을 갖도록, 그리고 비판적인 사고와 시각을 갖도록 자극한다는 점이다. 또한 네덜란드의 수업은 특히 팀 프로젝트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면에서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의 교육 특징은 서로가 잘 보완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자신의 능력과 지식과 경험을 확장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네덜란드에서의 대학생활은 큰 기회가 될 것이다."

- 네덜란드 대학교 및 대학원 진학 준비과정 및 필요한 요건 등에 대해.

"학교와 학과, 과정 마다 전형 및 요건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크게 두 가지, 학위 및 영어성적이 요구됩니다. 학사의 경우 적정한 수준의 고등학교 성적 및 졸업이, 석사과정에 입학하려면 최소 학사 학위나 그에 상응하는 학위가 있어야 한다. 또한 영어능력시험의 성적을 필요로 하며 일반적으로 IELTS와 TOEFL이 허용된다.

하지만 원하는 프로그램의자격요건에 조금 못미치는 부분이 있다면, 대학예비과정을 통해 자격 요건을 충족시킬 수도 있다. 조건부 입학승인서를 발급 받아 본격적인 교육과정 전에 최장 1년 동안 예비수업을 수강한 후 시험을 통과하는 방식이다."

- 원장 취임 1년째 인데 그동안의 소회에 대해.

"지난 1년 동안 즐거웠습니다. 서울은 멋진 분위기와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아름다운 도시다. 특히 도시의 규모를 고려한다면 치안이 매우 잘 되어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리고 많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어 어디서든 쉽게 자연 속에 함께할 수 있다는 점도 훌륭하다. 사실 한국과 네덜란드의 문화에는 꽤 다른 점들이 있어 조금 힘든 시간을 보낸 적도 있다. 그 과정에서 내 자신은 물론 타인에 대해서도 많은 것들을 배웠다. 네덜란드교육진흥원에서의 시간들이 큰 도움이 됐다. 처음 한국에 도착했을 때 제가 한국에 적응할 수 있도록 저희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고, 지금은 서로 즐겁게 일하는 동료로 발전했다. 저희는 최근 1년을 비롯해 지난 5년 간 네덜란드에서 공부하는 한국 학생들의 규모를 크게 증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유학을 통해 타국에서 공부하고 일하고 살아온 제 스스로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해외에서의 유학생활은 누구에게나 강력히 추천해주고 싶은 경험이다. 많은 학생들이 다른나라에서 공부하도록 결정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이 직업을 굉장히 즐기고 있다."

- 앞으로 네덜란드교육진흥원의 계획 및 목표 등에 대해.

저희 네덜란드교육진흥원은 지난 5년 간 한국의 학생들이 학사 이상의 과정을 공부할 곳으로 네덜란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역할을 맡아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를 위해 저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한다. 이외에도 양국의 대학들이 서로협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오는 17일부터 21일까지 일주일간, 9개의 네덜란드 대학이 APAIE (아시아-태평양 국제교육협회 컨퍼런스)를 위해 서울을 방문하게 된다. 이때 레이든 대학교, 위트레흐트 대학교, 암스테르담 자유 대학교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교들이 광화문에 위치한 네덜란드교육진흥원에서 설명회를 진행한다. 네덜란드 유학에 대한 정보가 필요한 학생들과 학부모들께 대학 관계자의 설명을 직접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 29일~30일 양일간 코엑스에서 열리는 유학이민박람회에서도 네덜란드교육진흥원을 통해 유학상담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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