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총데이] 주총장에서는 뵐 수 없는 회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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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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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너일가 중 이부진 사장 유일하게 참석

아주경제 채명석ㆍ윤태구ㆍ이재영ㆍ정치연ㆍ박재홍ㆍ이혜림ㆍ송종호ㆍ박현준 기자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일제히 정기주주총회를 여는 '슈퍼주총데이'의 막이 올랐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이날 오전 일제히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등기이사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증액 등 안건을 처리했다. 대부분의 주총 시간은 30분 안팎으로 빠르게 진행됐다.

특히 이번 슈퍼주총데이에선 그룹 오너가 중 유일하게 현장을 찾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눈에 띄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모비스 부회장 등은 사내이사 신규·재선임 안건이 올라왔지만 참석하지 않았다.

◇ 소액주주도 소신발언

삼성전자는 14일 오전 9시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주주, 기관투자자 등 264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 45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2013년 대차대조표, 손익계산서 등 재무제표를 승인했다. 이사의 보수한도는 380억원에서 48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일반보수는 300억원으로 작년과 동일하고, 장기성과보수가 80억에서 180억으로 100억이 올랐다.

삼성전자의 보상위원회는 자기자본이익률(ROE) 40%과 주가수익률 30%, 세전이익률30%에 대한 글로벌 경쟁사와 주식시장 성과와의 비교를 통해 3년간의 성과를 평가하고 장기성과보수의 한도를 책정한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는 소액 주주들의 소신발언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날 자신을 소액주주라고 밝힌 한 남성은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5명, 즉 총 9명의 이사들이 480억원 받는다는 건 엄청난 일”이라며 “이사들의 개별적인 지급 내역은 밝히고 있지 않은데, 주주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또 다른 주주는 "(지난해 사상최대)매출은 만족하지만 배당사항은 개인주주로서 불만이 있다"며 "한국 최고의 회사인 만큼 이익이 많았으면 배당도 많이 해줘야 할 것이다. 이사보수한도 상승도 있는데 개인주주는 별 소득이 없는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권 부회장은 “사외이사 보수와 관련 여러 가지 법적인 것을 검토해서 3월말 사업보고서에 꼭 발표하도록 하고 있고 준비중에 있다”면서 “3월 사업보고서에 각 이사들의 보수내역이 자세히 발표될 것이다”고 말했다.


◇ 올해도 무탈하게

대부분의 기업들의 주총은 큰 소란없이 진행됐다. 현대자동차의 올해 주주총회는 여느 해와 다를 바 없이 무탈하게 지나갔다. 1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제 46기 정기주주총회는 약 1500명의 주주가 참여했다. 김충호 사장이 의장 역할을 맡아 오전 9시에 시작해 채 30분도 안돼 마무리됐다. 주총 시작 전부터 양재동 본사 앞 시위 인원으로 인해 경비인력이 다수 투입되긴 했으나 큰 소란없은 없었다.

이날 현대차는 정몽구 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했다. 또 서울고등법원 원장 출신의 오세빈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에 대한 사외이사 및 감사이사도 재선임했다.

현대차는 이날 이사 선임의 건 외에도 △재무제표 승인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을 모두 무리 없이 통과시켰다. 이사 보수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50억원으로 결정됐다.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부회장을 재선임했다. 또 사내외 이사 9명의 보수총액은 100억원으로 동결했다. 현대모비스는 14일 서울 강남구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제3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같은 사안을 결정했다. 지난해 말 부임한 정명철 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이날 재선임된 정의선 부회장은 향후 3년간 부회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3년 임기의 사외이사로는 법무법인 원의 이태운 대표변호사, 법무법인 태평양의 이병주 고문이 재선임됐다. 이사 9명의 보수총액은 100억원으로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편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각각 주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14일 열린 LG전자 주주총회 역시 별다른 진통없이 20여분만에 마무리됐다. LG전자는 이날 오전 8시30분 서울 여의도동 LG 트윈타워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사 선임의 건 △이사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의결사안 3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일각에서는 최근 LG전자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이날 주주들이 별도 제안을 하거나 의견을 발표하는 등 일부 잡음이 생길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날 주총은 시종일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구본준 부회장은 이날 주총에 모습을 드러내진 않았다. 대신 배포한 영업보고서를 통해 "올해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신흥국 금융 불안 등 여러가지 위기 요인이 있겠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기회요인도 상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속적인 시장선도 제품의 출시를 통해 성장과 수익의 동력을 지속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정도현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고 강유식 LG경영개발원 부회장을 기타비상무이사에 재선임했다. 주주총회 이사보수한도는 지난해와 동일한 45억원으로 책정했다.

◇ 경찰까지 출동… 이사 보수한도는 늘려야 제 맛

14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주주총회는 주총 시작 전후로 경찰들이 사전에 배치돼 포스코 직원들과 함께 포스코센터 출입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날 포스코센터에는 각 출입문마다 포스코 직원과 경비원들로 보이는 일련의 사람들이 배치돼 회사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신분증 착용을 요청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또한 센터 주변정문과 후문 밖에는 경찰차와 경찰들도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주총 당일 별다른 경호요원을 배치하지 않았던 포스코가 경찰 출동을 요청한 배경은 주총이 시작돼서야 드러났다.

일정대로 진행되던 이날 주총중 70억원 규모의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의사 발언권을 얻은 한 주주가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 문제를 지적한 것. 10분여에 가까운 의사 진행 발언을 통해 이 주주는 “무노조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포스코로 인해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었다”며, 동일한 노동을 하지만 정규직 직원에 비해 절반 수준인 임금밖에 받지 못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이 주주눈 과도한 이사 보수 한도를 낮추고 사내하청 기업 직원들에 대한 처우를 확대해 줄 것을 요구하며, 이사 보수 한도 승인에 대해 반대의 뜻을 전했다.

한편 포스코는 이날 주총을 통해 권오준 회장 내정자를 임기 3년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또한 김진일 후보와 윤동준, 이영훈 후보가 임기 1년의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김일섭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과 선우영 법무법인 세아 대표변호사,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통신사 중에서는 LG유플러스가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제 18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김영섭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했고 사외이사인 박상수 경희대 교수가 재선임됐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이날 사외이사 4명을 포함한 총 7명의 이사 보수한도를 기존 40억원에서 50억원으로 증액한다는 내용의 승인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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