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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경영 선언한 화학업계, '위기극복'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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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3-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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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식 바탕으로 신사업 과감한 투자, 사업부문 구조조정 시행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투자 계획 재검토, 구조조정, 급여 반납까지 화학업계가 비상 경영체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투자 계획을 대폭 축소하거나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제일모직은 올해부터 3년간 첨단소재 사업에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SK그룹 화학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SK케미칼·SKC도 최태원 회장의 장기 부재에 따라 올해 예산 집행 규모와 시기 등의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적 부진에 따른 경영난 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이나 급여 반납 등을 시행하는 기업들도 있다. 지난해 2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삼성정밀화학은 지난달 말 노사합의를 거쳐 희망퇴직을 신청받았다. 희망퇴직 예정 인원은 40명으로 사측은 퇴직금과 함께 50개월치 기본급을 위로금으로 지급할 방침이다.

OCI는 지난 2012년 말부터 매달 임원들의 급여 10%를 삭감했다. 사측은 경영사정이 나아지면 삭감분을 되돌려준다는 계획이지만, 경영 상황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올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적극적인 연구·개발(R&D)과 유망한 신사업 투자, 사업부문 구조조정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지난 14일 주주총회에서 위기의식을 갖고 유망한 신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올해 경영 환경은 위기 그 자체이며 장기화, 상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위기의식을 갖고 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업화가 진행 중인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는 안정화에 만전을 기하고 R&D와 신사업에 과감하게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LG화학은 이사회를 열고 미국 수처리 업체인 NanoH2O의 인수를 확정했다. 진입 장벽이 높은 수처리 필터 사업을 차세대 성장 엔진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서다. LG화학은 이번 인수를 통해 NanoH2O의 핵심 기술력과 자사의 화학 소재 설계 및 코팅 기술을 결합해 세계적인 수처리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한화그룹은 한화L&C의 건자재 사업 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 지난 1999년 한화케미칼에서 분사한 한화L&C는 2012년부터 건자재부문과 자동차·전자부품을 만드는 소재부문을 분리 운영해 왔다. 이와 관련, 한화는 모간스탠리프라이빗에쿼티(MSPE)와 논의에 들어갔으며 다른 후보도 물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예상 매각 금액은 약 3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가 건자재사업을 매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설경기 악화로 건자재 사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룹 차원의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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