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 계승하고 수정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후 한국과 미국이 긍정적인 평가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한미일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애초 일본의 계속된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일본 정치지도자들의 망언과 역사왜곡 도발에 ‘진정성 있는 태도변화’를 요구하며 정상회담은 이 같은 문제 해결 후에 가능할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일본 역시 사이키 아키타카 외무성 사무차관을 지난 12일 한국에 보내 관계 개선하라는 미국의 압박에 형식적인 모양새를 취하했지만 여전히 일본의 우경화 목소리를 높이며 우리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과 일본 방문을 앞두고 양국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압박이 강해지자 급해진 일본이 우선 손을 내밀면서 공이 우리에게 넘어왔다.
이에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무라야마 담화와 고노 담화 계승 입장을 다행“이라면서 박근혜 정부 들어 처음으로 일본 정부 및 정치지도자의 발언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회담 성사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우선 일본 정부는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의 계승과 수정하지 않을 것을 밝혔지만 여전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담화 계승‘이라는 일본 정부의 발언이 향후 진정성 있는 행동으로 이어질지 정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 정부 당국자는 “일본의 발언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그것으로 다 해결된 것으로 볼수는 없다”며 “향후 일본이 정말 그에 따른 행동을 보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열흘도 채 남지 않은 핵 안보 정상회의까지 시한도 너무 짧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일이 얼굴을 맞대기 위해서는 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최근 계속된 독도, 역사교과서 도발 문제 등 현안이 폭넓어 사실상 의제 조율에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16일 일제히 향후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하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한국과 일본이 핵 안보 정상회의에서 만나기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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